[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이 2015년 예산안을 편성하려면 국제 유가가 적어도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 (사진=로이터통신)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국제 유가 하락이 미국과 같은 나라에는 이득이나, 이란과 베네수엘라, 러시아같이 에너지 수출량이 많은 국가들은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가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미국 셰일오일 붐으로 전체 원유 재고가 늘어났는데, 중국과 신흥국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 유가 하락세가 가속화된 것이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28일 OPEC은 종전과 같이 하루 3000만배럴의 산유량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런 악재가 겹쳐 국제 유가는 지난 7월 이후 지금까지 40%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는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2.85달러 오른 배럴당 69.0달러를 기록했다.
씨티 리서치의 에드워드 모스 에너지 전문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 예산을 편성하려면 국제 유가가 적어도 배럴당 100달러는 나와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핵기술 개발비와 민간 휘발유 보조금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한 이란은 유가가 최소 131달러 수준으로 인상돼야 계획대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실효지배를 유지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고 서방의 제재에 견뎌낼 완충 정책을 마련하려면 유가가 107달러 선으로 올라와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장기간에 걸친 저물가와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면 배럴당 151달러는 받아내야 한다.
이 밖에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03달러,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각각 101달러, 60달러의 수익을 올려야 국가 예산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
데이비드 코톡 컴벌랜드 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는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부국들의 사회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국가 수익 감소로 사회복지 서비스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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