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는 새로 시작한 전기레인지 사업의 B2B(Business to Business)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편 생활가전 분야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용지를 구입했다. 전기레인지 시장의 선두권을 차지한 리홈쿠첸의 활약이 다른 제품 및 사업으로 전이되면 쿠쿠전자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홈쿠첸의 전기레인지가 모델하우스에 적용된 모습(사진=리홈쿠첸)
리홈쿠첸은 올해 전기레인지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월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레인지를 비롯해 3구의 IH스마트레인지가 지금까지 2만대 가량 판매됐다. 3분기 전기레인지 매출은 2분기에 비해 2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기레인지 분야에서의 실적은 B2C (Business to Consumer) 시장에서 거뒀지만, 최근에는 미래의 매출도 확보했다. VVIP를 겨냥한 빌트인 시장에 진입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4000대 이상을 수주한 것. 전기레인지 최고급 모델로 설치될 예정으로,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전기레인지 B2B 시장은 아일랜드 식탁의 1구짜리 전기레인지가 주를 이뤘다. 리홈쿠첸은 출시 초기부터 전기레인지를 주방의 '메인' 레인지로 타깃으로 잡고 영업을 진행해왔다는 설명이다.
밥솥업계 '1인자' 쿠쿠전자의 부담감은 커지고 있다. 국내 밥솥 시장의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사는 신성장동력으로 전기레인지를 낙점했다. B2B시장에서의 입소문 및 평판은 B2C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고 이는 곧 밥솥이나 다른 제품군으로의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쿠쿠전자가 리홈쿠첸을 견제하는 이유다.
쿠쿠전자는 "조만간 B2B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쿠쿠전자는 현재 B2B영업을 위한 인력을 뽑는 등 인프라를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쿠쿠전자가 전기레인지 분야에서 리홈쿠첸을 따라가기에 당분간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쿠쿠전자는 리홈쿠첸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생활가전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렌탈 조직 확대 및 재정비도 준비 중이다. 쿠쿠전자는 지난 20일 230억원 규모의 서울 마곡 일대 업무용지를 분양받았다고 공시했다. 수도권 일대 렌탈사업 조직 운영과 영업조직 확대와 중앙기술연구센터의 이전을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인천에 위치한 중앙기술연구센터는 40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면서 정수기와 공기청정제습기, 에어워셔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레인지 B2B시장에서 월풀과 틸만, 동양, 린나이, 리홈쿠첸 등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쿠쿠전자가 이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데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형태의 주거지와 사양에 레인지를 접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전기레인지 라인업도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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