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19년 무분규 역사 깨지나..27일 4시간 파업 결정
2014-11-21 15:14:26 2014-11-21 15:14:2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사측의 연봉제 도입 추진으로 인해 노조 측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임금협상에 이어 연봉제까지 노사합의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노조 측은 오는 27일 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이 19년간 지켜온 무분규 기록도 깨지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1일 오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일 1시간 동안 잔업을 거부한 데 이어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앞서 노조는 9월23일부터 10월22일까지 한달 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찬반투표 결과 재적조합원 56%의 찬성표를 얻어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이후 약 50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불구하고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쟁점인 임금인상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3만2013원 인상과 성과급 250% 추가 등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은 올해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대규모 적자 등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 5일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300만원+현행 통상임금의 100%를 회사 주식으로 지급) 지급 등 수정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수정안이 사측의 1차 제시안과 거의 유사하다며 수용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사측이 지난 10일 과장급 이상 직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연봉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양측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에 노조는 지난 19일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간부 등 200여명이 모여 상경투쟁을 벌였다. 노조의 계동 사옥 상경투쟁은 2000년 이후 14년 만이다.
 
앞서 17일에는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과장급 이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봉제로 경쟁구도를 심화시켜 전체 노동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며 연봉제 도입 반대의 뜻을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오는 27일 파업을 진행한 뒤 사측의 태도를 봐가며 향후 파업 일정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지난 19일 오후 노조를 대상으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신청을 울산지법에 제출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하지만 아직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연봉제 도입을 규탄하며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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