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T대표 "송광호 의원이 돈 잘쓰겠다고 했다"
송광호 "이 대표 만난적 있지만 금품수수 사실 없다"
2014-11-17 12:58:58 2014-11-17 12:59:0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철도부품 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송광호(72) 새누리당 의원이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용현 부장)는 17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 의원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는 돈을 건넨 철도부품업체 AVT 이영제(55)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법정에서 이 대표는 레일체결장치 납품계약을 좌우할 수 있는 송 의원에게 11차례에 걸쳐 500만~1000만원씩의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경쟁사인 팬드롤코리아에 유리한 기준이 적용돼 수주에서 불이익을 봤다며 철도시설공단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 대표는 권영모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을 통해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과 송 의원을 알게됐다. 당시 송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다.
 
이 대표는 "2012년에 팬드롤코리아와 경쟁해서 호남고속철도를 수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감사원이 제품 문제성을 지적하더라도 국회에서 자문위원회를 열어 무마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송 의원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서 권 전 부대변인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송 의원의 제천 선거사무실을 찾았다"며 "이날 현금 5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는 "선거에 도움이 되라고 준 것"이라면서 "향후 우리 회사가 어려움이 있을 때 부탁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검사는 "증인은 진술서에 돈을 건네자 송 의원이 '잘쓸게'라고 답을 했다고 적었다"면서 "송 의원이 돈 받은 사실을 모를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향후 송 의원이 시공사인 삼표이앤씨에 전화를 걸어 철도 안전에 있어 레일패드가 중요한 부분이고 경쟁사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있으니까 잘 판단해서 좋은 제품을 달라는 식으로 전화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송 의원에게 500만원을 주면서 김광재 전 이사장에게 공급원 승인에 대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호남고속철도 공사에서 AVT가 450억원대의 레일체결장치 납품계약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 대표는 송 의원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대표는 "당시 문제가 있던 팬트롤코리아에 대한 배제 조치가 이뤄졌는데 김 전 이사장에게 잘 설명해서 이뤄진 측면이 있어서 사례 명목으로 건넸다"며 "또 차후 지속적인 관계를 위해서 평소보다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송 의원이 사업 열심히 하라면서 앞으로 앞으로 부탁할 거 있으면 권 전 부대변인을 통해서 말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2012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회에 걸쳐 이 대표에게서 납품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송광호 의원은 권 전 대변인과 함께 이 대표를 만난 적은 있으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송 의원 변호사는 "이씨를 함께 만난적이 있지만 그 외에 금품을 받은 사실이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를 11차례 걸쳐 만났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송 의원은 "기억을 못하지만 상대방 문자가 남아 있으니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권영모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철도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17일 오전 자신의 1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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