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한국형 위안화 허브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장기 위안화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 활성화를 위한 요건 마련과 규제 완화가 핵심입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창립 4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한국형 위안화 허브란 홍콩 등 기존 위안화 허브 구축 지역과 차별화 된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창의적인 시장을 뜻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어떻게 자본 거래를 활성화 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한국에도 위안화 특구를 지정해 위안화가 자유롭게 들어오고 투자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두번째 포인트는 투자자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라며 "한국은 자체 수요로 커질 수 없는 시장이라 글로벌 수요를 끌어와야 하기에 차별화 된 규제완화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제3국)의 자본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후강통 모델이 위안화 허브의 안착을 위해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안 박사는 "상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의 상호 연계를 통한 지역시장 통합모델인 후강통이 벤치마크할 사례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기존 매매플랫폼과 청산결제플랫폼을 연계해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박사는 이어 "위안화 허브와 관련해 세법상의 개정 이슈가 가장 많은데 국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며 "대만 사례는 외국인 투자에 대해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해결해줬는데 우리나라도 보다 확실히 세제 문제 등의 이슈가 선행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원화가 위안화로만 거래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중국에 한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위안화 채권에 대해서만 과세 면제 등을 실행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 박사의 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위안화 허브 구축 가능성을 낙관했다.
정신욱 중국 초상증권 한국대표는 "한국이 초저금리시대에 진입하며 시중 부동자금이 넘쳐나는 시점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금융상품을 먼저 발달시켜 위안화 허브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후강통은 걸작"이라며 "이 제도의 규모가 커지고, 심천시장까지 확대되며 성장할 것인데 여기에서 한국예탁결제원(KSD)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일부만 참여하고 있는데 홍콩 커스터디언(투자자를 대리해 증권을 보관 관리하는 금융기관)을 중국 금융기관 등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후강통은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덕 중국은행 서울지점 대표는 "중국 교통은행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최근 지정됐지만 실제로는 4년 전인 2010년부터 위안화 청산결제가 진행돼왔다"며 "앞으로 양국간 FTA가 체결되면 위안화 채권 관련 거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덕 대표는 "인민은행이 글로벌 청산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완료되면 청산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에서 위안화 청산 결제가 가능한 국제점 시스템이 구축돼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황덕 대표는 "위안화의 위치가 한국 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전망도 좋다"며 "실제 한국 내에서 위안화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없는 것이 문제인데, 위안화 직거래가 가능하게 되면 파생상품 등 투자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질 것이고 실물경제인 수출과 수입에 위안화를 사용하게 되면 이 시장도 활성화 돼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덧붙였다.
올리버 그리몬폰(Olivier Grimonpont) 유로클리어 아시아 대표는 "중국 관광객 증가와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중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역외 위안화 허브 구축에 정당성이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인프라 개선이 있다면 발행 기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런 여건들이 투자자에게도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알톤 찬(Alton Chan) 클리어스트림 은행 북아시아 대표는 "유동성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의 과제는 위안화 유동성을 한국 내에 충분히 축적시키는 것"이라며 "적절한 증권시장을 구축해 위안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고려하는 등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재훈 예탁원 사장도 위안화 허브와 관련해 "대한민국 금융 역사상 가장 큰 기회이고, 한국이 경쟁력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위안화 허브 비즈니스에서 예탁원이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제공=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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