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겨울시즌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아웃도어가 시즌 초반부터 애를 먹고 있다. 신제품 판매율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위권 아웃도어 업체들의 맹추격에 더해 신생 브랜드의 등장으로 고객층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여성복 업체들이 고가 패딩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경제력 있는 30~40대 여성 주고객층을 상당수 빼앗아 가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캐주얼 브랜드 보브의 90만원짜리 패딩은 출시된 지 열흘 만에 준비물량이 거의 소진된데다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롱패딩도 판매율이 50%를 넘어간 상태다. 겨울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인기몰이로 아웃도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는 고가의 프리미엄 패딩이 겨울시즌 초반 높은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사진제공=보브)
브랜드 네임만 내걸어도 고가의 패딩이 불티나게 팔리던 전성시대는 이제 옛 말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다운 판매율이 가장 높은 11월에 매출을 바짝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더 강해진 업체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전략을 일부 수정하거나 신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단가와 마진율이 높은 다운 판매가 한 해 장사 성패를 결정 짓는 만큼 업체들은 겨울장사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중위권 업체들의 매출 신장률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견제가 더 심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정상가 판매율이 가장 높게 나오는 11월에 업체들 간 마케팅 경쟁에 가장 불꽃이 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년대비 이월상품을 일찍 풀면서 지난달까지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도 업체들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월상품 구매율이 높을수록 정상가 판매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안고 갈 수 없으니 마진율이 떨어져도 아웃렛이나 특가 할인판매를 통해 최대한 제품을 소진하고 가자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갈수록 급증하는 해외직구족 역시 아웃도어 업계의 최대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그야말로 광풍을 일으켰던 캐나다구스는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상품으로 등극하면서 국내 아웃도어 업체에 적잖은 타격을 안겼다.
심지어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캐나다 '노비스', 이탈리아 '에르노' 등 명품 패딩 브랜드가 국내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주요 백화점에 둥지를 튼 이들 업체는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시즌 초반부터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올해 매출이 워낙 부진한 상황이라 겨울시즌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역대 최악의 역신장율을 기록할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업체들이 연말에 두둑한 성과급을 챙겼지만 올해는 아예 얘기가 쏙 들어갈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겨울시즌 매출이 저조할 경우, 내부 구조조정까지 고려 중인 업체도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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