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야구장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구단 창단 2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고, 야구장 신축 입지 결정도 원하던 대로 됐다. 순풍을 탄 배처럼 장애물은 더는 나타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 두 개가 한꺼번에 나타났다. 모기업의 경영권 리스크가 불거지고 통합시 분리론이 거세진 NC다이노스 얘기다.
◇연고지, '109만 창원시'에서 '40만 마산시'로?
NC 구단에게 연고 지역의 통합·분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야구장 신축은 결국 연고지의 재원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 창원시가 예전처럼 창원시·마산시·진해시의 3개로 돌아간다면 계획중인 많은 사업이 재조정되거나 연기될 공산이 크다.
경남 창원시의회는 지난 10일 열린 정례회 3차 본회의 도중 "통합 창원시에서 과거 진해시와 창원시를 떼어내자"는 내용의 건의안 2건을 '만장일치'로 원안 의결했다.
건의안의 법적 강제성은 없다. 국회가 제정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서 2010년 7월 출범한 통합 창원시가 분리되려 한다면 특별법이 폐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건의안은 의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이 지역 오피니언 리더인 시의원 사이에 나온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통합의 상흔이 적잖은데다 그동안 마산 지역에서 분리 건의안을 내 왔다면 이번엔 창원·진해 지역이 침묵을 깨고 건의안을 냈다. 지역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통합 창원시의 예산액은 무려 2조4097억7000만원에 달한다. 3개 시가 통합돼 덩치가 커진 것도 있지만 통합 후 특별교부세 등 통합 유도를 위해 수년간 정부에서 지원한 인센티브 등을 매년 1000억원 전후로 수령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창원시 새 야구장 총 건설비는 1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창원시의 예산총액 대비 4% 정도다. 하지만 만약 옛 마산시에서만 예산을 부담할 경우에는 비중이 10%에 달한다. 지자체 예산의 10%를 경기장 건설에 쏟아붓기는 쉽지 않다. 공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제공=엔씨소프트)
◇모기업, '게임 규제' 풀릴 듯 하니 '경영권 리스크'
공교롭게 모기업도 미묘한 사안에 휘말리고 있다. NC 구단의 모기업인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 기업인 넥슨 측과 적대적 M&A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넥슨은 "엔씨소프트 주식 8만8806주를 장내매입 형태로 확보, 일본법인과 합쳐 보유지분을 14.7%에서 15.08%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공정거래법상 상장회사 지분을 15% 이상 취득시 '기업결합'으로 간주돼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여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9.9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사내 리더십도 매우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넥슨에 비해선 지분이 적다. 자사주가 8.93% 존재하긴 하나 자사주는 주총에서 의결권이 없다.
넥슨 측은 지분 추가매입 배경에 대해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이 기업 본질가치보다 크게 낮다고 봤다"고 밝혔다. 주가부양을 위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외매입이 아닌 그저 공개시장에서의 매매라 자칫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어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으며 사전논의에 대한 문제는 경영진끼리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조직 간 사전 논의가 없었고, 공시가 뜨고 나서야 알게 돼 무척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넥슨의 해명과 전혀 다르다. 적대적 M&A 논란이 확산된 이유다.
야구계는 만약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경우 '비용'으로 여겨질 야구단 투자를 줄이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NC 구단은 창단 직후부터 모기업으로부터의 자립을 꿈꾸며 꾸준히 기반을 닦고 있다. 다만 창단 초기이기에 아직은 다른 구단처럼 모기업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열렬한 야구팬인 김택진 대표는 그동안 구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하던 NC구단이 자칫 외부요인들로 인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야구계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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