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과거 독재정부 시절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루탄이 터키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노동자 시위진압용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김재연
(사진)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제작된 최루탄은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세계 24개국에 316만발이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된 최루탄은 전량 시위진압장비를 전문적으로 수출하는 업체 한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해 터키 시위대 진압에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돼 사망자가 생기자 "수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가 터키에 수출한 최루탄은 66만발이다.
이밖에도 방글라데시에서 체불임금 지불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노동자들을 탄압하는데도 한국산 최루탄 18만발이 사용됐다.
미얀마에서도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대해 저항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루탄 27만발이 쓰였다.
특히 미얀마 노동자들은 한국계 업체의 임금체불에 격렬히 저항하다 독한 최루탄 탄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내 최루탄 수출이 세계 주요분쟁지역과 노동탄압국가, 인권탄압국가에 집중되고 있어 '폭력진압 장비를 수출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국제엠네스티를 비롯해 한국에 최루탄과 시위진압 장비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인권후진국, 노동탄압국을 자임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최루탄으로 사망한 사람은 39명이다. 한국 업체가 수출한 최루탄은 총 144만발로 세계 최다 수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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