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정체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HSBC는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 50.5에서 낮아진 것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인 지난 8월 수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중국 HSBC 제조업 PMI 변동 추이(자료=Markit)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해외 수요가 증가했지만, 내수는 침체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부항목 중 신규수출주문지수는 지난 201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54.5를 달성했다. 반면 고용지수가 11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지속한 가운데, 생산과 신규주문지수는 모두 예비치에서 하향 조정됐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결과는 제조업 활동이 계속 느린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경기 둔화는 과잉 투자된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조 조정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앤디 시에 인디펜던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아직 원자재 산업 재고 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며 "제조업 산업은 향후 수 개월 동안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민간 조사업체인 CBB인터내셔널이 발표한 차이나베이지북도 "중국의 3분기 경제가 2분기에 이어 저속 기어를 밟고 있다"며 "투자 증가율이 둔화되고 자금 조달 비용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이에 이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바클레이즈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7.2%로 낮춰 잡기도 했다.
특히, 앞서 제조업체들의 이익도 지난 201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압박은 한층 더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지난 8월 제조업체 순익은 482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직전월의 13.5% 증가에서 감소세로 급반전한 것이다.
취홍빈은 "성장 둔화 리스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기 순응적인 통화·재정 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중국 정부가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개혁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20일 국무원 웹사이트에 낸 성명을 통해 "지난 1년간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았다"며 "특정 목표를 겨냥한 신중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하오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금융 당국이 광범위한 통화완화책 시행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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