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판이 뒤바꼈던 부동산시장이 차츰 금융위기 이전의 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미분양주택은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반의 반토막'으로 줄었고, 수도권은 지방에 빼앗겼던 주택시장 주도권을 되찾아 왔다. 금융위기 이후 꺼져가던 버블세븐에는 다시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총 4만4784가구로, 미분양이 절정에 달했던 2009년 3월 16만5641가구 대비 27%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9년 이후 부동산호황기를 보낸 지방이 13만7041가구에서 현재 2만1570가구로 감소하며 총량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최근 미분양 추세를 보면 장기 호황기를 보낸 지방에서 최근 3개월 연속 미분양이 증가하는 반면 수도권이 6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미분양 감소세를 이끌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뒤바꼈던 집값 흐름도 이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수도권이 금융위기,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건설사의 대규모 밀어내기 분양, 반값아파트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침체기를 보낼 당시 지방은 공급감소 누적으로 부산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보냈다.
2009~2013년 초과수요 양상을 보인 지방5대광역시가 36.1% 오르는 동안 수도권은 6.9%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부산 사상구는 50.03%나 뛰어올랐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지던 수저지고(首低地高)현상은 올 9월에서야 상황이 역전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지방5대광역시가 0.33% 오르는 동안 수도권은 0.35% 상승했다.
월간 단위로 수도권이 지방보다 상승폭이 컸던 시기는 61개월 전인 2009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수도권은 버블세븐이 다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고가·재건축이 몰려있는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은 실수요 중심 시장 재편에 하락세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상승세를 선도하고 있다.
9월 버블세븐 아파트값 상승률은 0.65%로 수도권 평균 상승률인 0.33%를 크게 상회한다. 이 기간 동안 수지구는 0.93% 상승했으며, 강남구는 0.71% 올랐다.
수지구는 전국에서 대형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이며, 강남구는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 예정단지가 가장 많은 곳이다. 투자형 상품으로 시장에서 멀어졌던 아파트들이 시장의 관심을 되찾았다.
허명 부천대 교수는 "2기 경제팀은 부동산대책은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지방은 유지, 침체기에 빠져있던 수도권은 정책적 지원이 골자다"면서 "수도권은 지방에 비해 하락이 컸던 만큼 상승여력도 높아 최근 상승세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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