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고집을 꺾고 ‘대화면'을 채택한 애플의 승부수가 일단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6'가 사상 최대 예약판매량을 기록하며 소위 말하는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이달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예약판매 주문량이 역대 최대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예약판매 사상 첫 1000만대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자사 온라인 스토어와 1차 출시국 주요 이동통신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대한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영국 등이다.
해당 국가들은 대부분 사전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몰려들면서 초도 물량으로 준비한 제품들이 동이 난 상태다. 미국 애플스토어의 경우 대기 수요자들의 폭발적 관심이 몰리면서 판매 개시 수시간여 만에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특히 애플이 첫 도입한 대화면 제품 ‘아이폰6플러스’가 일반 아이폰6보다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 후 제품 수령까지 걸리는 예상시간도 판매시작 당시 일주일에서 현재 4주 이상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등 다수 국가로 번지고 있는 상태다.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이지만 애플 측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아이폰6플러스에 대한 반응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기록적인 규모의 선주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애플 측은 선주문 규모를 종합해 다음주쯤 공개할 예정이다.
◇(자료=애플)
애플은 신작 아이폰을 출시할 때마다 자체 판매량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010년 아이폰4가 판매 개시 3일만에 170만대를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해 출시된 4S가 판매 첫 주말 400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후속작인 아이폰5는 500만대, 가장 최근 모델인 아이폰5S와 5C는 900만대 이상을 첫 주말에 팔아치우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현재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두 기종을 합친 선 주문량 예상치는 1000만대 이상이다. 매번 신기록을 써내려오던 아이폰 시리즈지만 이번 아이폰6의 사전판매 1000만대 돌파는 의미가 더 깊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급격히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대기수요를 한순간에 빨아들이면서 삼성전자의 긴장감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높아진 스마트폰 보급률과 경쟁업체들이 다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아이폰6에 대한 사전 주문량은 매우 의미있는 수치”라며 “특히 작은 화면의 고집을 버리고 대화면이라는 대세를 따라 실리를 취했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의 정체성 포기 논란을 뒤엎고, 시장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긍정적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한국은 1차에 이어 오는 26일 선주문에 돌입하는 2차 출시국에서도 제외되면서 이르면 11월 초, 늦으면 12월에나 아이폰6가 출시될 전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에서 아이폰이 늦게 출시되는 이유가 전자파 적합성과 전자파 방사 레벨 등에 관한 규제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엄격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아이폰6의 국내 출시가 미뤄지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신작 아이폰을 손에 쥐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일고 있다. 1차 출시국 중 하나인 홍콩에 출시되는 제품을 구매대행 형태로 국내로 들여오기 시작한 것.
인터파크(035080)는 15일 구매대행업체 바이블과의 제휴를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예약판매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되는 아이폰6 시리즈의 가격은 16GB 모델을 기준으로 각각 137만7090원(아이폰6)과 179만2790원(아이폰6플러스)으로 홍콩 현지 출시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터파크를 통한 아이폰6에 대한 예약판매는 빠르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현지 공급처 사정으로 출시가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며 “정식 국내 출시 후에는 보다 안정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기호에 따른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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