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전격 해체.."KBO와 운영 방안 이견 확인"
2014-09-11 10:12:51 2014-09-11 10:17:19
◇퓨처스(2군)리그 팀과의 교류전 중인 고양 원더스 선수단.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안태영(현 넥센 히어로즈), 황목치승(현 LG 트윈스), 송주호(현 한화 이글스) 등의 재기의 발판을 다진 팀이자 김성근 감독 지휘를 통해서 프로 퓨처스(2군) 팀을 능가하는 강한 팀으로 거듭난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끝내 해체된다. 
 
고양 원더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팀을 해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고양의 힘찬 도전은 불과 3시즌 만에 아쉽게 멈추게 됐다.
 
고양 측은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 확인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은 선수들에 대한 대책으론 "당분간 훈련 여건을 최대한 제공하면서 선수 및 코칭스텝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구단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고양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안을 통해 지난 2011년 9월15일 고양시, KBO와 함께 창단을 선언하고 같은해 12월12일 본격 출범했다. 
 
창단 당시만 해도 고양은 '야구교실'의 취급을 받았다.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끝내 방출당한 선수들을 어떻게 재기시킬 것이냐에 대해 비관론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고양에 대한 시선은 놀라움으로 바뀌어갔다.
 
고양은 창단 첫 해인 2012년 퓨처스 팀과의 교류 경기에서 승률 4할8푼8리(20승7무21패)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승률 6할4푼3리(27승6무15패)를 올렸다. 올해부턴 교류전을 90경기로 확대했고,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도 승률은 계속 6할대(6할4푼3리·27승6무15패)를 유지했다. 
 
승률도 승률이지만 미지명·방출 선수의 프로구단 입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2012년 7월 이희성(현 LG 트윈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고양에서 프로 무대로 간 선수는 모두 22명. 지난달 열린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2차 4라운드 LG의 지명을 받은 정규식이 계약을 완료하면 23명이 된다.
 
높은 승률, 선수들의 잇따른 프로 입성은 고양에 대한 시선을 바꿨다. 이젠 '선수가 부족한 팀'이면 고양을 살피는 상황에 왔다.
 
하지만 KBO와의 이견은 구단 존속을 어렵게 했다.
 
KBO는 당초 원더스가 정상 운영되면 기존 퓨처스리그 일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KBO 공식 입장이 아닌 일부 인사의 의견'이라며 번복했고, 팀의 운영은 어정쩡하게 이어졌다.
 
다음은 고양의 보도자료 전문.
 
안녕하십니까? 고양원더스 야구단입니다.
 
고양원더스 야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안으로 2011년 9월 15일 KBO, 고양시와 함께 야구회관에서 창단을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 12일 본격 출범했습니다. 그간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프라가 부족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KBO 퓨처스 팀과 교류 경기를 치뤘으며, 2012년 20승 7무 21패(0.488), 2013년 27승 6무 15패(0.643), 2014년 43승 12무 25패(0.632)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첫 시즌이었던 2012년 이희성 선수를 시작으로 2012년 5명, 2013년 12명, 2014년 5명 등 총 22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적시켰습니다. 이중 몇몇 선수들은 실제로 프로 1군 무대에 데뷔하여 그들의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 신인 지명에서는 정규식 선수가 독립구단 출신 최초로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4명의 코치와 1명의 프런트 직원이 우수한 역량을 인정받고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동하는 등 고양원더스는 선수뿐 아니라 코치, 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미와 작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합니다. 당분간 훈련 여건을 최대한 제공하면서 선수 및 코칭스텝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구단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교류경기를 배정해준 KBO와 10개 프로구단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 선수 및 코칭스텝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창단 첫해부터 고양원더스를 맡아주셨던 김성근 감독님과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최성 고양시장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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