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기자] D램 시장에 '삼성전자 공습경보'가 울렸다. 그동안 막대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투자로 생산성·성능 혁신에 주력해온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들어 D램 부문에서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하면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올 3월에 양산한다고 발표한 20나노(1나노: 10억 분의 1미터) 4기가비트 DDR3(Double Data Rate 3) D램을 PC부문에서 모바일D로 확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5나노 공정 대비 생산성이 30~40% 가량 개선되는 20나노 공정 비중이 전체 D램 생산의 두 자릿수로 상승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20나노 후반대 공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나노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돌입할 경우 곧바로 LPDDR3(Double Data Rate 3)부터 LPDDR4 등 차세대 모바일 D램까지 20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양산을 발표한 4기가비트 DDR3보다 한 단계 진화한 6기가비트 제품도 양산 가능하다. 여기에는 삼성이 개발한 신개념 개량형 이중 포토 노광 기술, 초미세 유전막 형성 기술이 동시에 적용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에 양산 발표한 20나노 4Gb LPDDR3.(사진=삼성전자)
이처럼 20나노 라인의 생산비중이 두 자릿수에 진입하는 건 전체 D램 생산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20나노 도입과 함께 30나노대 공정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0나노 공정은 30나노 대비 생산량이 2배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나노 D램 생산비중은 올 하반기 평균 32%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D램 시장 전체로 보면 수요 대비 공급비율이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 급격한 가격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1기가비트(Gb) 기준으로 환산한 전 세계 D램 수요는 올 하반기 263억4900만개로 상반기(217억1300만개)보다 21.4%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D램 공급은 249억2천400만개로 상반기(209만8200만개)보다 18.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공급이 수요의 95% 수준에 그치면서 상반기(97%)보다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D램 공급 여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모바일 D램의 경우 스마트폰에 3GB D램이 본격 채용되면서 20% 후반대의 D램 비트그로스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D램 증산에 대한 우려는 올해 내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실제 지난달 미국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의 D램 증산이 마이크론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마이크론의 주가가 폭락하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 역시 2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D램 생산성 강화에 대비해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고 분석하며 현재까지는 건강한 수급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D램 시장이 내년부터는 공급과잉 상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 시황과 수급환경 등을 감안했을 때 갑작스러운 D램 증산이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D램 성능과 용량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삼성전자와 그 이외의 업체들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삼성 내부 관측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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