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경원선 DMZ 트레인이 1일 본격 운행을 시작했다.
◇코레일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 서울역에서 경원선 DMZ train 개통식을 열었다.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 유중근 대한적십자사총재, 류길재 통일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한기호 국회의원, 김미영 강원도 경제부지사) (자료제공=코레일)
지난 31일 코레일은 서울역에서 DMZ 트레인 개통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이산가족 100여명이 초청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자릴 지켰다.
류 장관은 "비록 북쪽으로 몸이 가는 건 아니지만 마음으로라도 북녘의 고향 땅을 밟고 올라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통식에 함께한 이산가족들은 경원선 DMZ 트레인을 타고 백마고지역에 도착해 철원지역 안보관광코스를 체험했다.
열차에 올라 눈물을 훔치던 김재환(78세·남)씨는 "북에 계신 아버지가 지금쯤 100세정도 됐을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이뤄졌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북에 가까이 가서라도 바라보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적십자사에서 연락이 와서 신청하게 됐는데,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자주 방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승무원들에게 비용이 얼마인지를 묻는 승객들이 많았다.
또 다른 탑승객도 "가슴이 뭉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열차가 앞으로 백마고지가 끝이 아니라 유라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가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열차는 총 3량으로 차량 내부에는 전망석과 달리는 열차 앞뒤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모니터, 군용건빵 등을 판매하는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열차 내에서는 DJ를 맡은 승무원이 사연과 함께 추천곡을 받아 틀어 줬다. 차량 내에서는 '머나먼 고향', '그리운 금강산' 등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3.8선을 지나는 안내방송에 승객들은 일제히 창 밖을 내다보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연천역 인근 과거 증기관차의 유물로 남은 급수탑이나 철도중단점도 볼 수 있었다.
◇백마고지역에 정차해 있는 경원선 DMZ 트레인. (사진=문정우기자)
경원선 DMZ 트레인은 1일부터 서울역에서 강원도 철원의 마지막 역인 백마고지역까지 매일 1회 왕복 운행한다. 매주 화요일은 차량검수로 인해 운행하지 않는다.
노선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청량리~의정부~동두천~한탄강~연천~신탄리역을 거쳐 백마고지역에 도달한다. 서울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성인 편도기준 요금은 서울~백마고지 구간이 주말 1만2800원, 주중 1만2400원이며, 서울~연천 구간이 주말 1만900원, 주중 1만600원이다. 파주·동두천·연천·철원시 주민은 편도 성인 2000원, 노인·어린이 1000원이다.
DMZ 트레인 승차권은 전국 철도역과 여행 상담센터, 코레일 홈페이지, 모바일 앱 코레일톡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그 동안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도 접근성이 낮아 관광 붐 조성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지역에 철도 네트워크를 연계한 전국적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와 국민들이 철원 땅을 밟는 것 자체가 통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며 "코레일은 국민의 발 역할을 충실히 해 열차가 원산을 향해 달리는 그 날을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이산가족 등과 함께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경원선 DMZ 트레인 모습. (사진=문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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