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내수 활성화 방안의 한가지로 기업의 배당 촉진 정책을 언급하면서 국내 증시가 '저배당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적정규모를 초과한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제도는 지난 2001년 폐지됐지만,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배당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 유보금의 금융투자이익에 과세하거나 배당률과 법인세 구간을 연계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16일 최경환 부총리는 취임식에서 "우리나라 배당 성향이나 투자를 보면 기업의 사내유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또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해 가면서 강제적으로 하기보다는 과세나 인센티브 기술을 적절하게 적용해 기업이 창출한 소득이 투자와 임금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 말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이익 중 배당과 임금 등을 제외하고 회사에 축적한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이다.
기획재정부는 사내유보금을 투자해 얻은 금융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과 사내유보금을 임금·배당으로 지급할 경우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인사청문회에 이어 취임식에서 (배당유도 정책에 대한)소신을 밝히면서 관련 정책을 보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적정 수준 이상의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제도는 지난 1990년 도입이후 2001년에 폐지된 바있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해 일정 규모를 초과한 유보분에 15% 과세를 하는 제도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기업의 내부 유보 규모가 높아진 상황에서 같은 기준으로 정책을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직접적인 과세보다는 법인세 감면 혜택의 확대를 통해 배당의 증가 등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의원 등이 과도한 사내유보금에 15% 과세를 매기는 제도를 발의했지만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이같은 배당 확대 정책의 효과는 추가경정 예상 편성과 맞먹는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금배당률이 전년대비 1%포인트만 오를 경우 올해 현금 배당금은 26조3800억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과 일부 최대주주 지분율을 제외해 보수적으로 50%만 국내 주주들에게 배당된다고 가정해도 국내 주주 수익은 13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한국 명목 GDP의 1% 수준으로 지난해 추경규모 17조3000억원과 비견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에서는 기업배당이 활성화되면서 한국 증시 할인 요소가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선 배당 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 연구원은 "배당 촉진책은 중장기적으로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와함께 장기배당주펀드에 대한 배당소득세 감세, 배당주 펀드 분리 과세 등이 도입된다면 더욱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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