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보안을 입다
2014-07-06 14:00:00 2014-07-06 14:00:00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의 하드웨어 성능 경쟁이 정점에 치달으면서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성능이나 OS(운영체제) 기능 강화보다는 기기의 보안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사생활 보호기능이나 데이터 유출 방지 등의 보안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스마트 기기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하드웨어 성능 보다는 보안성을 앞세운 스마트 기기들의 경쟁이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일상 생활은 물론 기업의 업무 환경에서도 보편화 되면서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 정보 보호는 풀리지 않는 과제가 돼가고 있다. 또 데이터 유출, 멀웨어, 무단 접근, 기기 분실에 대한 위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MWC 2014에서 녹스 2.0을 소개하고 있다.ⓒNews1
 
이에 따라 각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은 기기 제조 단계에서부터 보안성이 강화된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또 보안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해 기본으로 탑재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자사 스마트 기기의 보안성이 여느 스마트 기기들보다 뛰어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초 보안성이 탁월하다고 인식돼 왔던 스마트 기기는 블랙베리였다. 블랙베리는 보안성이 입증돼야만 제공할 수 있는 미국 군용 모바일 시장을 장악해 왔다.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군 내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기기 60만대 중 70%이상이 블랙베리 제품이었다.
 
블랙베리는 이러한 보안성에 대한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6월 감청이나 해킹 등의 차단에 특화된 안전한 메시징 서비스인 블랙베리 메신저(BBM) 보안 버전을 공개했다. BBM은 기업용 메신저이지만 같은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 사람들과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메신저는 미국 연방정부가 만든 암호화 모듈 표준(FIPS 140-2) 인증을 받아 정보 유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며, 블랙베리6를 포함해 블랙베리10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은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를 앞세우고 스마트 기기의 보안성을 강조하고 있다. 녹스는 본래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에만 탑재돼 있던 보안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녹스를 안드로이드 OS와 통합하기로 하면서 향후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녹스는 업무 공간과 개인 공간을 나누어 제공해 사생활 침해 등 보안 강화에 따른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 해 주는 동시에 기업의 정보유출에 대한 보안성도 강화시켜 준다. 그 동안은 스마트 기기에서 개인용과 업무용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철저한 보안 관리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 하지만 녹스는 보안 컨테이너 개념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안에 하나의 가상 공간을 더 마련해 개인영역과 업무영역을 구분해 준 것이다.
 
◇도청 및 감청 방지에 특화된 블랙폰.(사진=SILENT CIRCLE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또 도청과 감청 방지에 특화된 스마트 기기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미국 암호화 서비스업체 '사일런트 서클'과 스페인 스마트폰 제조사 '긱스폰'이 합작한 '블랙폰'이다.
 
블랙폰은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전화 통화도 암호화한다. 사일런트 서클의 서버를 거쳐 통화 내용을 모두 암호화하는 것이다. 또 별도의 암호키를 보관하지도 않아 정부가 정식으로 사용자의 정보를 요청한다 하더라도 통화 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했다. 제조사는 이동통신 사업자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원천 불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보안 문제는 어떤 특정한 하나의 기술로 해결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스마트기기 제조사들과 보안업계가 협력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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