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팬택은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국내 벤처기업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과거 스탠다드텔레콤 등 중소 제조사들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팬택마저 사라지는 것을 대리점 및 판매점주들은 원치 않습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팬택을 살리기 위해 전국 휴대폰 상인들이 팬택 매출채권을 출자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팬택의 회생을 돕기 위해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 장려금 일부를 출자전환 하겠다"고 4일 밝혔다. 전국이통유통협회는 국내 150개 대리점, 2000개 판매점 상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구성원만 약 1만여명에 달한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팬택 본사 모습.(사진제공=팬택)
휴대폰 상인들이 팬택을 위해 두팔을 걷어 부친 이유는 팬택에 대한 동병상련의 감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 역시 이동통신 시장에서 약자이듯 팬택도 국내 대기업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약자이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며 "팬택이 안팍으로 열심히 싸웠지만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회에서 많은 사장님들에게 의견 물어봤는데 '큰 돈은 아니지만 우리라도 십시일반 (출자전환을) 해주면 팬택을 국민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며 "팬택을 국민기업화 해서 현재의 고가폰 시장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저가폰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팬택의 재기를 통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제품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획일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 제품만 구매하는 국민들에게 팬택 제품 한번 사서 써보라고 권유하는 일을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제조업계 약자인 팬택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에 대해 워크아웃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팬택에 대한 배려조항을 신설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우리 같은 소상인들도 팬택을 살리기 위해 출자전환까지도 검토하는데 정부와 대기업 이동통신사들이 손놓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수조원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대기업 이동통신사들과 이동통신사의 영업정지로 인해 팬택의 상황을 어렵게 만든 정부는 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이동통신 유통점(대리점, 판매점)이 보유하고 있는 팬택 매출채권은 정확하게 그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팬택에서 공개를 꺼리고 있어서 밝히기는 힘들지만 대형점포의 경우 수억원, 소형점포의 경우에도 최소 몇천만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의 매출채권 중 많은 부분은 이동통신사의 정책에 의해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으로 내려와 1800억원 안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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