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신용평가 거품 논란에 해석 엇갈려
2014-07-05 09:00:00 2014-07-05 09:00:00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에 부여하는 신용등급에 대한 거품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5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의 신용등급은 국내 평가사로부터 평균 AA+를 기록했지만 해외 기관으로부턴 6단계 아래인 BBB+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POSCO(005490)와 GS칼텍스 등에 대한 국내 신용등급이 해외보다 8단계나 높아 국내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논란이 일었다.
 
증권사들은 신용등급 거품 논란에 대해 고평가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과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에도 등급 상향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용등급은 고평가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 5~10년 전에 비해 현재가 고평가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자산회전율 등의 활동성 지표와 차입금상환능력 지표 등을 확인해 봤을 때 AA 등급 이상의 우량 등급은 재무지표가 유지되고 있거나 개선 추세에 있다"며 "최소한 우량등급의 경우 정량적인 재무지표상 버블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우량기업의 신용등급이 후하게 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A등급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 2011년까지 빠르게 증가하다가 2012년 이후 오히려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며 "차입금의존도, 현금성자산 비중, 잉여현금흐름 등의 지표도 악화됐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재무지표가 악화됐음에도 최근 5년 간 AA이상에서 상하향 배율(상승종목수/하락종목수)은 8.8배나 된다는 것은 신용평가사가 우량 기업들에 매우 후한 평가를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
 
국내외 신용등급 괴리에 대한 해석도 갈렸다.
 
김상만 연구원은 "한국 채권시장의 경우 본래 투자적격등급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며 "상위등급에 편중된 것은 국내 시장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동일한 기업을 두고 국내외 등급간 괴리가 발생하는 건 평가대상과 범위차이에 의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어 "해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투기등급기업 비중이 2003년 37%에서 지난해 48% 증가한 것을 두고 엄격한 평가 때문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며 "이는 해당 기간 중 투기등급 기업의 신규진입이 늘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성부 연구원은 "현재 국내 등급은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등급 조종의 한 방법으로 글로벌 등급과의 차이가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등급조정 다음으로 해야할 일은 신용평가기관이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며 "수수료 체계와 평가사 지정제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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