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 C&C 지분매각 '채무상환' 목적?
대만 혼하이그룹, 이번 거래로 자체 '시너지' 기대 커
2014-06-30 17:11:47 2014-06-30 17:16:21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최태원 SK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IT서비스 전문 계열사 SK C&C 지분 4.9%를 대만 전자계열그룹사 혼하이그룹에 매각했다. 3800억원대에 달했던 이번 '블럭 딜'(매도자와 매수자 간 주식대량매매)에는 최태원 회장의 고민과 혼하이그룹의 고민이 모두 담겨 있다.
 
30일 오전 최태원 회장은 SK C&C 보유지분 4.9%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을 통해 최 회장의 SK C&C 보유지분은 기존 38%에서 33.1%로 줄었다.
 
같은 날 대만 혼하이그룹도 자회사인 '베스트 립 엔터프라이즈(Best Leap Enterprises)'가 SK C&C 주식 245만주를 주당 15만5500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한화로 3809억75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최태원 회장,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
 
최태원 회장(사진)이 최대주주로 있는 SK C&C는 SK그룹의 지분을, SK그룹은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옥상옥' 구조를 이루고 있다. 최 회장은 기존 SK C&C에 대한 38%의 지분으로 전 계열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최 회장이 SK C&C 일부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SK C&C는 '최 회장의 개인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이 최 회장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적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SK C&C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8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라 채무 상환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SK그룹과 혼하이의 관계 강화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SK그룹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활발하게 맺어오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와 협력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혼하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ICT' 선정..SK와 시너지 기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혼하이그룹은 "이번 주식매입을 통해 SK C&C와 '윈-윈'하는 단단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양측이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사업 기회도 공동으로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혼하이그룹은 전자상거래 분야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한단계 발전하고, 나아가 SK텔레콤과의 합작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IT 업계에 따르면 혼하이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ICT'를 꼽아 통신과 공장스마트화,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은 최근 '11병, 3망, 2운(11屛3網2雲)'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발표했다.
 
11개의 스크린과 3개의 통신망, 2개의 클라우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11개의 스크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개인용컴퓨터(PC), IPTV, TV, 교육용 태블릿, 벽걸이형 TV 등 8개 스크린과 전기차, 로봇 등을 포함하고 있다. 11번째 스크린은 거대한 빅데이터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완성된다. 4세대 이동통신망과 네트워크망, 스마트그리드가 3개의 통신망을 의미하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안개 컴퓨팅이 2개의 구름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SK C&C 지분매입 역시 ▲전자상거래 플랫폼 ▲스마트카드 ▲에너지관리 및 에너지저장 시스템 ▲스마트 전력계량기 ▲SI 영역 ▲클라우드 컴퓨팅과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속도를 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차이나타임즈는 "혼하이그룹의 SK C&C 지분투자는 SK C&C에서 나아가 SK 그룹, SK텔레콤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안"이라며 "최근 통신사를 인수하는 등 통신사업에 관심이 많은 혼하이가 SK그룹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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