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선발 투수로서의 자기 역할은 다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올시즌 10승째의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서 진행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101구를 던진 끝에 '7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 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QS :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다저스 타선은 경기 초반 득점 찬스를 잇달아 놓친 데다, 결정적 순간에 수비에서 실수를 저질러 이날 류현진의 승수 쌓기에 좋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통해 시즌 4패(9승) 째를 안게 됐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3.13으로 상승했다.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경기 초반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맷 카펜터를 삼진으로 잘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맷 홀리데이에게 2번의 스트라이크를 다 잡고도 볼넷을 허용했고 맷 아담스에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 2루 실점 위기에 빠졌다.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은 이 순간에 발휘됐다. 당황하지 않고 자니 페랄타와 야디어 몰리나를 연이어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것이다.
1회 20구를 던진 류현진은 2회 10구를 던져 이닝을 마쳤다. 앨런 크랙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더니 다음 타자인 존 제이는 3구 삼진으로 제압했다. 이후 마크 엘리스마저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다저스는 2회말 선취점을 올렸다. A.J. 엘리스가 볼넷, 미겔 로하스가 내야 안타로 출루해 엮어낸 무사 1, 2루 득점 찬스에 디 고든이 우익수 방면 1타점 적시 안타를 때려 엘리스가 홈에 들어온 것이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서갔다.
다저스가 1점차 리드하던 3회초 류현진이 위기를 맞았다. 상대 투수이자 선두 타자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3루 방향 타구를 후안 유리베가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이어 카펜터에게 안타를 맞았고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홀리데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서 처리했고 계속된 2사 3루 상황에 아담스를 2루 땅볼로 잡았다. 류현진은 1회에 이어 3회도 위기를 스스로 벗어나는 능력을 보여줬다.
◇아쉬운 수비로 역전 2루타 내준 5회초
류현진은 결국 4회에 1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페랄타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몰리나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체인지업이 한 가운데에서 형성돼 장타를 건넸다. 다만 이후 크랙과 엘리스를 유격수 땅볼과 투수 땅볼로 잡으며 가까스레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5회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로 인해 2점이나 내줬다. 마르티네스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빠르게 던진 류현진의 공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뽑더니, 2번 카펜터도 안타를 뽑아 세인트루이스는 순간 2사 1, 2루 실점 상황을 엮었다.
이때 페랄타는 담장 앞까지 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쳤고, 이 타구는 중견수 반 슬라이크와 우익수 푸이그가 서로 수비를 회피한 끝에 워딩트랙 앞으로 떨어졌다.
기록원은 이를 2루타로 인정했고 결국 류현진의 실점은 3점으로 늘었다.
그래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고 이후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일단 6회 2사 이후 엘리스에게 좌중간 담장 최상단부에 맞는 2루타를 줬지만, 후속 타선을 막으며 추가 실점은 뺏기지 않았다.
7회엔 공 6개로 간단하게 삼자범퇴를 이끌었다. 카펜터를 좌익수 뜬공, 홀리데이를 우익수 뜬공, 아담스를 1루 땅볼로 각각 잡은 것이다. 세 타자 다 2구만에 잡았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1-3으로 뒤진 7회말 공격에서 클린트 로빈슨과 교체됐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떠난 이후 불펜 투수들은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선도 추가 득점을 얻지 못했다. 7회엔 타자 3명이 삼자범퇴로 마무리됐고, 8회엔 선두타자 고든이 중견수 앞 안타로 나섰지만 이후로 세 타자가 연이어 범타로서 타석을 떠났다. 9회에도 점수를 내지 못했고, 병살타로 경기를 마쳤다.
결국 다저스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에게 1-3으로 패하며 시즌 37패(45승)째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신시내티에게 샌프란시스코가 패하면서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3경기 승차 간격은 계속 유지됐다.
한편 다저스의 스캇 반 슬라이크는 이날 경기 6회 공격 종료 뒤 구심 빌 밀러에게 퇴장당했다. 더그아웃서 구심의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가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최초 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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