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의 근심이 커졌다.
우크라이나가 EU와의 관계를 강화하면 러시아의 지정학적 입지가 좁아지는 데다 경제적 실익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코자 러시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동참할 국가를 새롭게 모집하고 있다.
◇포로센코, EU와 경제 협정 체결 '코앞'
2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약속한 대로 EU와의 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오는 27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유럽과 경제 협정을 맺기 위해 우리는 최근 수년간을 싸워왔다"며 "우크라이나는 이 협정에 힘입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 마뉴엘 바로소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협정은 유럽과 정치·경제면에서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 한 번으로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 지위를 얻는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에게 주는 메시지는 상당하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에서 유럽보다 뒷순위로 밀린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에너지 공급 중단을 암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EU 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애써왔다.
안드레이 코스틴 러시아 국영 VTB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관계를 중매결혼에,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랑하는 사이로 비유하며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마음을 잡으려 했다.
세르게이 글라지예프 러시아 대통령 고문은 "유럽과 경제 협정을 맺는다면 친러시아 성향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조성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변심을 막지 못했고 친러 주민들이 몰려있는 동부권에서의 제한적인 발언권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러시아, EEU 회원국 모집 '분주'
러시아가 이처럼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집착한 이유는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자 넓은 소비시장인 우크라이나가 있어야 EEU의 모양새가 갖춰지기 때문이다.
EEU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경제 공동체로 옛 소련권 국가들의 연합체다.
이를 위해 지난 2012년 당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는 EEU의 준비단계인 관세동맹을 출범시켰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EEU에 들어오라고 끊임없이 구애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대체할 다른 나라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미국과 일부 EU 국가들이 러시아를 더 강력하게 옥죄려하고 있어 EEU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제재 수위를 '레벨 3'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구소련 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그 밖의 국가들과도 EEU를 체결하려고 애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EEU에 흥미를 나타냈다.
반면 또 다른 구소련 출신 국인 몰도바와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 대신 EU를 선택했다. 이 두 국가는 오는 27일 EU와 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가디언은 옛 소련 국가들이 유럽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와의 교류를 줄이면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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