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데 브라이(스테판 데 브리·Stefan de Vrij).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그동안 영리한 수비수로 꼽혔지만 공격에선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A매치 12경기 출전 경력의 22살 선수가 조국 네덜란드의 스페인전 승리에 기여했다. 한 점차 리드 상황에서 터진 그의 추가골은 이날 팀의 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네덜란드는 브라질의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진행된 조별리그 B조 1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후반들어 잇따라 터진 네 골의 맹폭에 수비진의 철통같은 방어가 더해져 5-1의 대승을 거뒀다. 팽팽한 상황에서 어느 한 팀이 진땀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네덜란드의 매우 일방적 승리였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후반 8분 역습 상황에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가른 아르옌 로벤이다. 그리고 로빈 반 페르시는 동점골을 잘 넣어 대등한 상황을 엮었다. 하지만 쐐기골을 넣고 네덜란드의 잇단 추가골을 견인한 선수는 1992년생인 스테판 데 브라이다.
네덜란드의 수비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잖다. 그렇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데 브라이는 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MLB) 명문팀인 리버풀이 제이미 캐러거의 대체자로 브라이를 영입하려 브라이의 실력을 파악했을 정도다. 이번 월드컵 이후 기존 소속팀인 폐예노르트를 떠난다는 설도 파다하다.
데 브라이가 골을 쏜 시점은 네덜란드가 한 골차로 스페인에 앞섰을 순간이다. 후반 8분 팀의 베테랑인 아르옌 로벤이 뜬 패스를 공중에 날아올라 슛으로 연결해 만들어낸 리드 상황이다.
이때 스페인 골키퍼인 카시야스는 판 페르시와의 공중전을 치르며 충돌했다. 공은 허공으로 떠올랐고 데 브라이는 재빠르게 공을 머리로 스페인 골문에 날렸다. 브라이의 슈팅이 팀 점수로 이어졌다.
월드컵은 많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데 브라이도 이같은 월드컵 수혜자의 한 예시로 떠오를 확률이 적잖다.
데 브라이는 최근 네덜란드 한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기회가 된다면 팀을 떠날 것이다. 이것은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에 있고 열심히 하려 한다"라고 언급했다.
데 브라이가 이번 월드컵이 다 끝난 후 이적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으며 어느 클럽으로 이전할까. 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가 펼칠 모습에 달렸다. 지금으로선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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