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모바일게임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했던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은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기존 게임사들을 위협하는 신생 게임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또 방대한 콘텐츠와 우수한 그래픽을 갖춘 모바일 RPG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PC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을 끌어오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작된 플랫폼 전쟁..카카오 vs 밴드 vs 페이스북
지난해까지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모바일게임 플랫폼 절대 강자는 ‘카카오게임’이었지만, 네이버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공룡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무료게임 순위를 보면 네이버 밴드게임으로 출시된 엘리시온 사가 14위, 극지고2 20위, 영웅의군단 25위, 신에게가는길 3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된 게임들도 인기 무료 게임 상위에 이름을 올리기 힘든 현실을 고려하면, 대안 플랫폼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페이스북도 게임플랫폼으로서 PC와 모바일을 연동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국내 게임사들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한국지사 사무실을 새로 열고, 독자적인 게임 컨퍼런스 ‘페이스북 게임온’을 개최하는 등 게임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밴드와 페이스북(사진=플레이스토어)
이에 카카오도 단순히 게임이용 통로(체널링)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주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친구, 학교, 동호회 등 다양한 단위로 게임 대회를 열 수 있는 ‘카카오게임 리그’를 업데이트했으며, 제휴를 통해 카카오그룹 내에 공식 팬그룹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신흥 게임사 속속 등장..데브시스터즈·4:33
애니팡 시리즈의 ‘선데이토즈’,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등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신규게임사들이, 중견 게임사로 성장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신청한 데브시스터즈와 파티게임즈는 각각 기업가치 5000억원과 1200억원 규모로 기업공개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각종 앱마켓 매출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블레이드 for kakao의 ‘네시삼십삼분’이나, 페이스북 게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헬로히어로의 ‘핀콘’도 코스닥 상장이 가능한 회사로 거론된다.
◇매출순위 상위권의 절반 가까운 게임들이 스마트폰 시장의 도래와 더불어 등장한 신생기업들의 작품이다(사진=플레이스토어)
두 게임사는 모두 올해는 차기작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데브시스터즈와 파티게임즈의 상장심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기업공개를 추진할 수 있는 실적을 내고 있다.
CJ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등 일부를 제외하면 기존 중견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고전하며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사이, 신규 게임사들이 빠르게 그 자리를 대체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모바일 하드코어 RPG 등장..PC 온라인게임에 도전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PC온라인 RPG게임을 위협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은 마우스와 키보드의 ‘조작감’, 대형 모니터에서의 느낄 수 있는 ‘그래픽’, 손쉬운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 등 모바일RPG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모바일게임 최대의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넥슨의 모바일 MMORPG ‘영웅의군단’은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for kakao는 PC게임 못지 않은 그래픽과 액션성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4;33의 블레이드 for kakao(위)와 CJ넷마블의 레이븐(아래)(사진=4:33, CJ넷마블)
여기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맹주로 자리잡고 있는 CJ넷마블도 오랜 시간 준비한 모바일RPG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를 선보이며, 기존 PC온라인게임 이용자들 공략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RPG게임의 약진은 결국 PC·스마트폰·태블릿PC 등 하드웨어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시대를 향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현재는 플랫폼의 융합 시기로, 가까운 미래에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기를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게임은) 통합된 플랫폼 안에서 서비스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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