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한고은기자] 6·4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마지막 서울시장 TV 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격한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2일 밤 JTBC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토론에서 서울시 유휴부지 활용 문제, 농약 급식, 안전 정책, 경제 문제, 도시 재개발 공약 등 서울시를 둘러싼 주요 현안을 놓고 충돌했다.
특히 두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대 이슈로 부각한 '친환경 급식 안정 문제'에 대해선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진실공방전을 펼쳤다.
정 후보는 먼저 "박 후보는 두 차례에 걸친 TV 토론회에 나와 농약 묻은 식자재가 아이들 식탁에 올라간 적 없다고 했지만 최근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농약이 포함됐고 학생들이 먹었다고 적시되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사정이 이러하면 납품업체는 영구 납품 금지 조치를 해야 하는데 (서울시는) 상당 기간 묵인했다. (박 후보의) 측근끼리 나눠 먹기 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문제가 된 것은 농약 잔류량이 친환경 급식에 들어갔느냐 (아니면) 그것이 여러 기관들의 검증 과정에서 서로 제대로 공유가 되었느냐였다"며 "2011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실시된 감사 결과를 보면 어느 줄에도 농약 잔류가 있는 식자재가 학교에 공급됐다는 것은 없다"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언론보도를 증거로 제시하며 "식자재에 대한 농약 검사를 벌인 정부 기관이 그 결과를 서울시에 알려주지 않아 벌어진 일로 서울시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으로 (농약이) 함유되고 문제가 있었다면 왜 서울시에 감사원 결과를 통보하면서 뺐겠느냐"라고 덧붙였다.
◇2일 마지막 서울시장 TV 토론회가 방영되는 모습. 왼쪽이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 오른쪽이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News1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친환경 급식은 99% 안전하다고 했지만 농산물 위험과 공산품 하자 기준을 혼돈한 것 같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공산품은 99% 위험하고 1% 잘못되면 리콜하면 되지만 농산물은 100% 안전해야 한다. '프로미시돈'은 인체에 치명적인 환경 호르몬이다. 박 후보는 개념 정립부터 해야한다"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박 후보는 감사원 문서를 제시하며 "내용 중 어디에도 잔류 농약이 있는 식품이 공급되어 주의를 준다는 내용은 없다. (서울시에) 주의를 준 것은 농약 잔류량 때문이 아니라 서울시 친환경 유통센터에서 (농약이) 발견됐으면 공유를 해야 하는데 공유를 하지 않아 주의를 받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핵심 쟁점인 '농약급식'에 대한 설전이 끝났지만 두 후보의 신경전은 토론 내내 이어졌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안보관을 꼬집으며 "박 후보는 우리 역사가 원한의 박물관, 원죄의 창고라고 했다. 죄송하지만 (박 후보가)북한에 대해선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못봤다"며 파상공세에 들어갔다.
이에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과거와 미래와의 싸움이다. 색깔론은 철 지난 것"이라고 반박하며 "저는 과거 시민운동가로써 2년 8개원 서울시장으로써 정말 국가의 원칙인 헌법 또는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믿음이 있다"라고 일축했다.
두 후보는 토론 말미에서 각각 다른 메시지를 전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내세우며 "박 대통령을 지키려는 세력과 망가뜨리려는 세력과의 대결"이라며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박 대통령이 성공하고 대한민국도 성공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느냐, 새 사회로 나아가느냐를 결정짓는 선거"라며 "박원순 시즌 2는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 당신 곁에 누가 있느냐 오로지 시민, 오로지 서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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