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긴급대책으로 '재포장'된 정책자금
2014-05-09 15:29:11 2014-05-09 15:33:17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의 정책 '과대포장'과 '재포장'이 도를 넘었다. 종전에 준비하고 발표했던 대책들을 새롭게 포장해서 마치 세월호 사고 여파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한 대책인양 국민들에게 공개했다.
 
세월호 사고 대응과정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정책발표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청와대)
 
9일 박근혜 대통령이 '긴급민생대책회의'를 통해 발표한 '최근 경기동향에 대한 선제적 보완방안'은 사실상 '선제적'이라거나 '보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재정 조기집행 확대와 정책금융 조기집행 확대는 이미 지난 4월 16일 현오석 부총리가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내용이다.
 
세월호 사고 당일이지만 사고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지난 4월16일 아침에 결정된 것으로 세월호 사고여파와는 무관하게 이미 재정의 조기집행 및 정책자금의 조기집행 확대가 결정돼 있었던 것.
 
당시 정부 정책발표내용을 보면 2분기 재정집행규모를 확대해서 상반기 재정집행규모를 종전 계획인 55%보다 초과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중소기업 등에 대한 정책금융도 2분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상반기 중 6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다.
 
9일 재정 조기집행률을 55%에서 57%로 올리고, 정책금융의 조기집행률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내용과 동일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세월호 피해지역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책 역시 지난달 특별재난구역 선포로 이미 지원방침이 확정된 방안들이다.
 
정부가 정책의 이행보다는 반복적인 홍보와 재포장에 주력하는 것은 실질적인 경제회복보다는 국민들의 심리변화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제에 있어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심리가 아니겠는가. 이 심리가 안정돼야 비로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도 이번 대책과 관련해 "정부 판단으로도 풀 스케일의(충분한) 대책은 아니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경제심리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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