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증시 변수 부상.."외인 매수세 영향은 제한적"
2014-04-23 16:03:41 2014-04-23 16:07:56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지속되면서 환율이 국내 증시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40원대로 진입한 후로 계속 1030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며 1039.80원에 마감했다. 수급상 외국인 환차익 실현 시점에 대한 계산도 복잡해졌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 매도 우위였던 지난 14일을 빼고 21거래일 연속 순매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는 단순히 환율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신흥국(EM)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동반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것"이라며 "추가 하락의 여지가 충분해 2~3분기 중 연중 저점인 1000원 선 부근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 매수, 환율 셈법 따른 것만은 아냐"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의 순매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통상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면에서는 호재다. 지난 2010년 후 상관계수는 -0.72다. 
 
하지만 환율이 1040원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환차익에 기댄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이 더 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이 전보다 줄었고, 지수 상승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매수세의 경우 환율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환차익보다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과도하게 하락했던 신흥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돼 원화 강세가 끝나더라도 외국인 순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주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수는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선후관계를 따지기 어려운 변수"라며 "최근 외국인의 매수는 EM 전체에 대한 인덱스 투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원화 강세 지속되겠지만..포트 재편에는 의견 '분분'
 
원화 강세 수헤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할 지에 투자 판단도 양분되는 모습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지선을 이탈한 원·달러 환율이 1040원 밑에 머물고 있고, 원화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 업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강세 수혜 업종은 대안으로 언제라도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류주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화에 대한 실제 주가 반응은 펀더멘탈 관점에서의 유불리와는 다른 모습"이라며 "펀더멘탈 관점에서의 원화 강세 수혜 업종은 유틸리티, 음식료, 에너지, 운송 등이지만 이들 중에서 최근 1년 간 원·달러 환율과 상관계수가 음(-)인 업종은 유틸리티(-0.69)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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