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중윤기자] 의붓딸을 폭행하고 학대해 숨지게 만든 이른바 '칠곡 계모 의붓딸 살인사건'의 피고인 임모씨(36·여)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성엽)는 11일 상해치사 및 아동복지법(아동학대)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임씨의 학대를 방조하고 함께 학대·폭행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친아버지 김모씨(38)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의한 학대를 받으며 그 보호·감독을 받아오다가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난 후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의 범행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피해자 언니의 마지막 증언이 그 이전에 한 다른 진술보다 훨씬 신빙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증거는 큰딸인 피해자 언니(12)의 법정 진술이었는데 언니는 "계모가 동생의 배를 발로 밟거나 주먹으로 때린 사실이 없다"며 계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 오다 마지막 진술을 앞두고 계모에게서 벗어나자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이어 "모든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해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날 권리가 있고 모든 형태의 학대와 폭력, 방임 등으로부터 보호받아야만 한다"며 "아동학대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아동을 모든 형태의 폭력과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사법권을 집행하는 법원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또 "아동학대는 성장기 아동에게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트라우마와 상처는 피해 아동에게 강하게 각인돼 성인으로 성장하였을 때의 인격성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에서도 아동학대 범죄는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사망 원인이 된 외상성 복막염은 1회의 강한 외부 충격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배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8월 경북 칠곡군에 있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국수를 먹고 오는길에 둘째 딸 김모양(8)이 "똥이 마렵다"며 집에 뛰어오고도 대변을 보지 않자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배 부위를 수 회 구타함으로써 장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기소됐다.
이뿐만 아니라 계모 임씨는 사건 발생 1년여전부터 옷에 소변을 보았다는 이유, 언니와 다퉈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 등으로 피해자 김양과 언니에게 지속적으로 구타와 폭언을 해왔다. 친부 김씨도 이를 보고도 방치하거나 같이 학대를 일삼아 왔다.
임씨와 김씨는 특히 김양이 자신에게 맞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휴대폰 동양상으로 찍으면서 저녁식사를 하고 김양이 숨지자 큰딸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 돼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판결 직후 이 사건을 변호해 온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인단은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춰 형량이 터무니 없이 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대구지법 측은 "양형위원회에서 정한 상해치사죄의 양형기준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양형을 정하였고 특히 선고형량은 최근에 선고된 아동학대치사죄에서 선고된 형량보다는 다소 높은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칠곡 계모 살인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1일 오전 대구지법 청사에서 인터넷 카페 하늘소통 회원들이 계모를 사형에 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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