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중국산 저가 H형강 공세에 '골머리'
반덤핑 제소 검토 및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 확대
2014-04-10 16:35:43 2014-04-10 16:39:5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들어 중국산 저가 H형강 수입이 급증하면서 철강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수요처인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내수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낮은 가격을 앞세워 중국산 비중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위축될 처지에 놓였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 철강교역은 지난 2005년 무역적자로 전환된 이후 2012년까지 8년 동안 누적적자가 4500만톤, 269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KS 마크 등 인증 획득 여부와 규격 등이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국내로 수입된 H형강은 각각 10만5622톤, 7만725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8%, 68.7%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국내로 수입되는 H형강의 95% 이상이 중국산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산 H형강의 경우 톤당 가격이 국내산에 비해 10만원 가량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국내 철강업계는 이같은 수입 저가 제품에 대응해 가격을 내려 경쟁할 수도 없는 처지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주원료인 철 스크랩, 전기세 등이 인상되면서 원래대로라면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수입재 증가세가 이미 몇 년 전부터 계속돼 오면서 이미 생산량 감산 계획도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는 한편 고부가 형강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가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장을 무역위원회에 접수하면 위원회는 덤핑 여부와 이에 따른 피해 정도를 추산해 예비판정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재정부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저가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이 FTA 협상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제재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는 범용제품이 아닌 고부가 형강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등 신 수요처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H형강 시장점유율 66%로 1위인 현대제철은 올 들어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와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에 잇달아 고성능 H형강을 공급하는 등 수요처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1년 말부터 영하 40도에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해양구조용 H형강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에는 공식 인증도 획득했다.
 
H형강의 제조사 식별 마크를 강화해 정품 사용을 유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6월부터 H형강 양 측면에 ‘HS’ 롤마크를 2m 간격으로 각인해 현대제철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철강협회에서도 부적합철강재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는 등 불량 수입 철강재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정품 철강재 사용 확대를 위한 품질검사성적서 위변조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철강협회는 품질검사성적서에 QR코드를 삽입함으로써 사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위조 및 변조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올 들어 중국산 저가 H형강 수입이 급증하면서 철강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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