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앵커 : 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오는 6.4 지방선거에서의 기초공천 여부를 두고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10시까지 진행을 하고, 내일 오전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천이냐 무공천이냐에 따라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입장, 향후 정치적 상황 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문제 국회에 나가있는 정치부 한광범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광범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 안녕하세요.
앵커 : 방금 말씀드린대로 오늘 밤 10시까지 투표로 알고 있는데요. 투표 전망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기자 : 네. 우선 오늘 오전에 있었던 투표 관리위에서 문항을 두고 논의가 길어져 예정된 시간보다 투표가 2시간 가량 늦게 시작했습니다. 문구 하나에 이렇게 논의가 뜨거울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선 당내외 모두 예측 불허라는 입장이 대다수입니다. 당내외 대다수 인사들 역시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게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더 많은 찬성이나 반대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최종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안철수 대표의 기자회견에 앞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던 걸로 알려졌는데요. 당시는 우세하게 무공천 의견이 높았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화를 나눠본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재 '공천 유지'가 높아지는 여론의 흐림이어서 대다수가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 결국 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 내 여러 정치적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안철수 대표가 원하는대로 '무공천'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 무공천으로 결론날 경우 안 대표의 리더십에 좀 더 힘이 실리는 구도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의 창당 정신을 지킨다는 대의명분을 챙길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무공천을 토대로 지금껏 주장해온 바대로 '약속정치 대 거짓정치'라는 프레임으로 선거를 이끌며 여권에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방선거 본선인데요. 기초지역 출마자들이 출마를 위해선 대규모 탈당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당내 밑바닥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공천일 경우엔 유권자들이 어느 당 소속인지 알기가 힘들어 새정치연합이 기초단위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안철수 대표도 무공천 시 새정치연합에 불리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기초선거 무공천이 광역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나오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기초단위의 후보들이 '기호 2번'을 내세우지 못하게 됨에 따라, 기호 2번에 대한 선거운동 자체가 줄어들어 광역 단위에서의 선거에서도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더욱이 당 일각에서는 무공천일 경우 당선 여부에 상관없이 탈당한 후보들이 당에 복귀할 확률이 적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선 될 경우는 '당에 빚진 게 없는 것이고', 낙선 할 경우는 '당이 원망스러워' 그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 그럼 '공천 유지'로 결론 날 경우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기자 : 사실 공천 유지로 결론 날 경우도 선거 결과가 새정치연합에 지금보다 크게 유리한 구도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우선 지속적으로 무공천을 주장해온 입장의 철회로 인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론수렴만으로도 새누리당은 이미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종적으로 '공천 유지'로 결론이 날 경우엔 새누리당을 비롯한 야권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역풍이 예상외로 적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공천 여부는 정치권에서만 신경 쓰는 이슈일 뿐, 국민들 사이에선 큰 관심거리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공천 유지일 경우 새정치연합은 '기호2번'으로 통일돼 기초지역에서도 새누리당과 겨뤄볼 만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역 광역·기초 단체장이 많이 소속된 새정치연합은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에 기대 무공천으로 우려됐던 '참패'에선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초선거 출마자 및 운동원 등의 대규모 탈당을 막을 수 있어, 기초단위에서의 당 조직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공천 유지로 문제가 날 경우 가장 큰 후폭풍을 맞게 되는 사람은 안철수 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과의 창당 연결 고리가 '무공천'이었고, 어제 여론수렴 절차를 갖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소신은 무공천'이라는 입장을 누차 강조한 상황에서, '공천 유지'는 그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의 얼굴로 안 대표를 내세우려던 전략이 일정 정도 수정이 불가피해보입니다.
앵커 : 공천이든 무공천이든 여러 문제가 야기되는 군요. 그럼 여론수렴 결과가 나왔을 경우, 지금까지의 잡음이 한번에 정리가 될까요?
기자 : 이 부분에 있어선 외부의 전문가들과 당 내부 의원들의 입장이 다소 다릅니다. 외부의 몇몇 전문가들은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가 엇갈린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른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또 다른 분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국민 대 당원 여론수렴 비율을 50대 50으로 했지만,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지 못한 쪽에선 '국민 의견이 우선이다'이다거나 '당원 의견이 우선이다'는 식으로 결과를 수긍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무슨 결과가 나오든, 그에 따르고 '당론'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정치연합 내에서 최근의 논란을 겪으며 '더 이상의 갈등은 자멸의 길'이라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데 따른 것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결과 발표는 내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 결과 발표가 이뤄지나요?
기자 : 내일 오전 중에 발표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나온 새정치연합의 공식입장인데요. 투표 관리 위원인 최원식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후에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 국회에서 뉴스토마토 정치부 한광범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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