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전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 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31일에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지도부는 동시에 '무공천 의사'를 확고히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안 대표가 박 대통령을 언급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며 공천제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1일 정당공천제 폐지 공세를 하루 종일 지속했다.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이른 아침 새정치연합 소속 기초단체장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공천제 폐지로 뜻을 모았다.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도 전날 안 대표의 회담 제안에 대한 청와대의 무반응을 성토했다.
동시에 당 차원의 총력 투쟁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두 대표가 여의도역에 나가 기초공천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도 벌였다.
김 대표는 최고위에서 "(야당 대표의 회담 제안에 침묵하는 등) 이러니까 국민 대다수로부터 불통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의도역 서명전에서 "박 대통령께서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합당한 조치 부탁드린다"고 압박했다.
두 대표는 동시에 '무공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당공천 폐지' 여부에 상관없이 무공천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구태정치는 이제 우리 정치사에서 끝내야 한다"며 "우리만이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 당내 '무공천' 재논의 요구를 일축했다.
안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하며 무공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노 대통령께서도 바보 같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노 대통령께서 해 오신 그 모습 그대로 우리가 이번 어려움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해, 무공천 강행 의사를 피력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에서 기초공천 폐지를 호소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갖고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News1
두 대표의 이런 '무공천' 입장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당내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는 공개 발언에 나선 여러 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만의 무공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김현미·노영민·정청래 의원은 당초 공약이던 공천제 폐지와 현재 새정치연합의 무공천은 다른 것이라며 새로운 당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원혜영 의원은 앞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초선거 보이콧'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지금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해) 투쟁하고 쟁취할 때이지 안됐을 때 뭘 할지를 논의할 때는 아니다"면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의 공약 이행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대응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안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며 정당공천제 폐지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제안을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이것을 일거양득의 묘수라 생각했다면 착각도 유만부동"이라며 "파트너인 여당은 안중에도 없이 선거에서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오만 그 자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최고위 참석자 대다수도 안 대표의 박 대통령에 대한 영수회담 제의에 대해 성토를 쏟아냈다.
함진규 대변인은 "기초선거 공천 문제로 정쟁을 일삼기 전에 내부의 기초선거 공천 찬반토론 요구부터 먼저 수용하고 논의하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며 " 당내 반발은 철저히 외면하고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의원들과는 논의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에게 논의를 제안하는 이중행태를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대출 대변인도 "어제는 새정치 후보들을 응원해달라고 지지를 유도하더니, 오늘은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출마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아예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자들과는 인연을 끊어야 하는데도 끊지 않고 손을 잡고 있는다면 그것은 사기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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