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도대체 지난 3년 동안 대한항공 주주들 혜택이 뭐가 있었나. 환경 탓만 하기 보다 지 사장은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3년 연속 주주들에게 배당을 못한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된 경험을 했다. 무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강도 높은 성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6400억원을 달성해 내년에 반드시 배당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주주들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비슷한 약속을 했지만 오히려 176억원을 적자를 기록하며 배당금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 취임해 첫 해만 배당을 하고 이후 3년째 배당을 하지 못한 지창훈 사장. 올해 역시 국내외 항공사, 저비용항공사 등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또다시 고된 1년이 예상된다.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됐다.(사진=신익환기자)
21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5층 대강당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날 이슈는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무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과 항의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 3941억원, 2012년 27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익분에 대해서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환율 효과로 외화 부채가 줄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지만 실제로 배당가능한 이익은 마이너스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객과 화물부문이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오히려 17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5년만에 적자전환했다.
한 주주는 "분명히 지난해 주총에서 지 사장은 영업이익 6600억원을 달성해 주주 배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난해 176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지 사장은 외부환경을 이유로 드는데 그런 환경에서도 이익을 내는 기업이 있다"며 "아니면 말고식의 지 사장의 답변과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주는 "올해 영업실적은 낙제 점수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1년에 한 번 결산서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데 올해 결산서 내용은 대한항공의 한 주주로서 속이 안 상할 수 없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최근 대한항공 주가 부진과 관련해 한진칼 분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주주는 "한진칼 분할 후 4만원대였던 대한항공 주가가 2만8000원까지 하락했다"며 "한진칼 분할로 인해 채무는 대한항공이 다 지고 한진칼은 우량회사로 탈바꿈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북한 핵문제와 일본 엔저현상 등 외부환경 변수로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체 경비를 줄이고, 직원 임금동결, 복리후생 축소, 명예퇴직 신청 등 적지않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공운송업 특성상 외부환경 변수에 영업이익을 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우선 배당을 못드린 점에 대해서는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와 일본 엔저 등으로 관광객은 물론 출장자들도 취소를 하면서 수익 개선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 사장은 "5월2일 미국 휴스턴 신규 취항을 통해 풍부한 노선망을 갖추고 A380 5대와 B747, B777 등 모두 7대의 고효율 비행기를 도입해 기재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며 올해는 체질 개선과 핵심역량 강화,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매출액 12조56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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