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T스카이라이프 사장 내정을 놓고 '친박(親朴) 낙하산'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남기 내정자(
사진)는 박근혜 정부의 첫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으로,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직했던 인물이다. 이 내정자가 윤 전 대변인 성추행으로 스스로 물러난 만큼 청와대 측에서 일종의 배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후보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을 내정했다. 오는 28일 제13기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박근혜 정부의 원칙과 약속이 일거에 무너진 낙하산 인사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현 정권내에 낙하산 인사는 더이상 없다고 공언했던 박근혜 정부의 약속이 공염불이 됐다"며 "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인물조차 낙하산으로 기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국민권익위가 퇴직 공직자의 유관기관 취업 제한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지만 박근혜 정권은 그런 흐름에는 아랑곳없이 정권 관련 인사들을 무분별하게 내려꽂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아직 성명서나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윤창중 대변인 도피 지시 의혹 등 도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유료방송업계에서도 이번 인사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스카이라이프의 구조적인 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다른 업체와 달리 경쟁구도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발하는 과정이 없다보니 사실상 스카이라이프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권의 압력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임 이몽룡 사장과 문재철 사장 모두 낙하산 논란에 휘말렸던 것처럼 이번 사장 내정도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 측에서는 청와대 개입설 및 낙하산 논란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 내정자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중간에 대학에서 강의를 했던 이력이 있고 방송업계 전문가이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 노조는 CEO로서 비전과 경영능력에 대해 별도로 검증을 거친 후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내에서도 일단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일단 후보자의 비전과 경영신조를 실증적으로 점검한 후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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