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벼랑 끝에 내몰렸던
코원(056000),
아이리버(060570) 등 토종 기업들이 고음질 수요를 타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 아이리버의 하이파이(Hi-Fi) 오디오플레이어 '아스텔 앤 컨'이 높은 가격대에도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내자 소니, 코원 등도 잇달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원시스템, 아이리버 등 국내를 대표하는 오디오 전문기업들은 올해 하이파이 오디오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동안 고음질 오디오 플레이어 시장을 관망해 오던 강소기업 코원이 조만간 '아스텔앤컨'급의 신제품 'P1'을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 시작하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T전문매체인 아크태블릿(ArcTablet)은 코원이 개발 중인 신제품 디자인과 기본적인 사양을 공개하며 "코원이 아이리버 AK 씨리즈, 소니 ZX1과 같은 포터블 하이파이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알루미늄 소재의 디자인에 3.7인치 아몰레드(AMOLE) 디스플레이, 128기가의 저장 공간에 마이크로SD 확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원의 하이파이 오디오 플레이어 P1.(사진=ArcTablet)
아크 태블릿은 해당 기사에서 “코원은 고음질 오디오 플레이어 전문 제조업체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한국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자사가 직접 개발한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거의 모든 타입의 파일을 재생하고 높은 수준의 음향 수준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코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하이파이 오디오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의 MP3 플레이어에 성장 동력인 하이엔드 블랙박스와 더불어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연간 실적 역시 올해를 분기점으로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지난 2012년 처음 선보인 아스텔 앤 컨(AK) 시리즈가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자 후속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14에서 최초 공개된 'AK240'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작지만 강한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AK 시리즈는 주로 일본,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한동안 MP3 이외에도 휴대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품을 출시해왔던 아이리버가 초고음질 수요에 맞춰 전사적 역량을 하이파이 오디오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초 아이리버 음원 서비스를 중단하고, 고음질 무손실 음원인 마스터링 퀄리티 음원(MQS)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개편했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편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의 종갓집이나 다름없는 소니 역시 아이리버를 쫓아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 진출했다. 과거 '워크맨' 시절의 향수와 초고음질 사운드 기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한 데 모은 신제품 'NWZ-ZX1'이 주인공이다. 79만원대의 가격으로 출시돼 기존에 아이리버 등이 출시했던 프리미엄 제품 대비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반면 관련 업계에서는 초고음질 플레이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시장은 앞선 2001년 애플의 아이팟과 등장과 함께 대호황을 누리다가 2010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퀄컴 등의 부품업체가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한 고음질용 코덱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고음질 기조와 함께 아이팟이 급격한 판매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라며 "하이파이 오디오 플레이어 시장이 소수 마니아 소비층의 전유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하지만 대부분 업체가 삼성, 애플과 같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아이리버의 하이파이 오디오 플레이어 'AK240'.(사진=아이리버)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