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새학기를 앞두고 서울 신촌일대는 집 주인이, 동대문과 성북구 일대는 자취방을 구하는 학생이 주도권을 잡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지역별로 오피스텔이나 원룸의 물량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는 한국외대와 경희대,서울시립대 등이 위치해 있다. 오는 3월 개강을 앞두고도 원룸을 구하는데 있어 비용 문제를 제외하고는 크게 고민할게 없다. 인근에 아직 물량이 넘쳐나고 있어서다.
이문동을 포함한 회기동, 휘경동 등에 원룸, 오피스텔 등 신축물량이 대거 늘었다. 지난해 4월 입주한 회기역 '베라체캠퍼스'만 264가구다. 회기역 인근에도 신축 원룸들이 포진해있다.
인근 대학생들도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한국외대 3학년 김모(23·여)씨는 "깨끗한 집을 주로 찾는데 새 집들이 많아서 찾는데는 힘들지 않았다. 3년 전 이맘때는 구하기가 참 힘들었다"며 "올해는 월세 깎아주는 곳으로 골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휘경동에 위치한 A중개업소 대표는 "구 6평(19.83㎡)을 기준으로 신축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선이면 구할 수 있다"며 "최근까지 신축 원룸 물량이 늘어난데다 학생들이 신축을 선호하기 때문에 물량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고려대가 위치한 성북구 안암동도 마찬가지다. 안암동의 경우 구 5~7평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60만원으로 다양하다. 특히 신축의 경우 최고 60만원까지 시세가 정해져 있지만 물량이 많다 보니 주인 입장에선 조금 덜 받더라도 세입자를 받으려고 하는 상황이다.
안암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임대수요를 노리고 대학가에 원룸을 많이 세웠다"며 "신학기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량이 있다보니 주인들이 오히려 학생들 눈치를 보며 집을 내놓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연세대와 서강대, 이대 등이 위치한 신촌일대는 그야말로 자취방 구하기 전쟁판이다. 더 이상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없고, 최근 신축물량도 없다. 기존 수요가 줄긴 했지만 학생외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학교 주변에서 보금자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신촌 일대 학생 수요감소는 연세대 신입생들의 기숙사 생활이 이유다. 지난해부터 연세대는 신촌캠퍼스의 인문·사회·자연계열 학생들은 한 해 동안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생활을 하게 됐다.
하지만 신촌은 학생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과거 '절대권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주인이 세입자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휴학 중인 최모(25·남)씨는 "스터디 등 고시준비 하는데 신촌만한 곳이 없다"며 "원룸에서 살다가 월세와 관리비로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시원으로 옮겼다. 45만원이었던 월세가 현재 5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재 신촌일대 원룸시세(전용 19.83~23.14㎡ 기준)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65만원 수준이다.
신촌 C중개업소 대표는 "건물을 지을 부지가 적어 신축 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 상가주택을 리모델링 한 물량, 5년 이상된 물량, 후미진 곳에 위치한 물량만 남아 있다"며 "이전보다 수요는 다소 줄었지만 복학생이나 인근 학생 이외 젊은층도 원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대학마다 기숙사 등 학생주거복지를 위한 노력을 하는데 신축 기숙사 들의 시설도 워낙 좋고 한 학기에 식비 포함한 금액이 100만원 정도"라며 "종암동 원룸가 등을 포함한 대학가 원룸들은 이미 포화상태로 향후 집주인들은 운영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원룸들. (사진=문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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