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일 대표변호사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법조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사회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올바른 것을 추구해야 하는 사명이 있어야 합니다. 항상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지요."
법무법인 화우의 윤호일 대표변호사는 법조인들에게 공익활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말한다. 이 같은 공익정신을 바탕으로 화우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주요 경영이념으로 삼아 모든 구성원들의 공익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화우공익위원회' 출범.."사회적 약자 배려"
지난해 5월 설립된 화우의 '공익위원회'는 공익활동을 더욱 체계화하는 한편,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이홍훈 前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홍훈 화우 공익위원회 위원장은 대법관 시절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을 많이 했던 것으로도 명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월부터는 제4대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홍훈 화우공익위원회 위원장
이 위원장은 공익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당시 "변호사법 제1조 제1항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변호사의 사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대형법무법인과 변호사의 사명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형법무법인의 인적 자원과 시스템을 잘 활용하여 체계적인 공익활동을 전개하면 좋은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화우의 공익위원장은 나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화우 공익위원회는 공익소송분과, 한센분과, 외국인노동자분과, 다동이분과, 사회봉사동아리 '나누는 사람들', 총 5개의 분과와 사무국, 1명의 공인전담변호사로 이뤄져 있다.
화우 공익위원회는 각 분과별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고참 변호사들이 직접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로펌들과의 공익활동과는 다른 장점이 있다. 공익법률활동과 관계된 4개 분과의 위원장들은 최소 25년 이상 법조 경력을 가진 배테랑이다.
◇1980년대 시국사건 '학림사건' 맡아
'공익소송분과'는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 여부, 인권 침해와 차별 여부, 불합리한 제도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익소송을 수임하고 있다.
공익소송분과는 황현주 변호사가 위원장이며, 현재 '학림사건' 소송을 수행 중이다.
'학림사건'은 군부독재 시절 불법구금·고문을 통해 조작된 대표적인 1980년대 시국사건이다.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학림사건의 피해자들은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또 '외국인노동자 분과'는 성남시 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와 MOU를 체결해 외국인노동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정기적인 법률상담과 소송지원을 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 분과 위원장은 화우 노동팀을 이끌고 있는 노동법 전문가 박상훈 변호사다.
'다동이 분과'는 다문화가정·해외동포·이주민의 한국에서의 정착을 돕는 공익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역임한 국적법 전문가 석동현 변호사가 분과를 이끌고 있으며, 해외동포나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유)화우가 지난해 11월 서울 청량리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의 밥퍼 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화우)
'나누는 사람들'은 화우의 창립 시절부터 함께한 사회봉사활동 동호회다. 화우의 변호사들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구성원이 100명이 넘는다. 매월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화우 공익위원회는 활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한센병 소송'으로 인권보호 앞장
'한센분과'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사회에서 차별과 배제의 피해자였던 한센인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센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립 대표 변호사는 2004년부터 한센인을 위한 각종 활동을 펼쳐왔으며 현재도 '한센인권변호단' 단장을 오랫동안 맡아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595명의 청구자 중 560명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한센인권변호단'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센인 정착촌 등에서 있었던 강제 낙태 강제 정관수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변호인단은 매달 전국 각지에 흩어진 한센인 정착촌에 가서 진술서 작업을 하는 중이다.
'나누는 사람들'은 2008년부터 연말에 헌 옷을 수거해 매년 약 300여벌의 옷들을 '평화의 집', '젬마의 집' 등에 나눠 기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혼모 시설인 '열린집'으로부터 미혼모들이 구직활동을 할때 입고 갈 옷이 마땅치 않다는 사정을 듣고, 여성정장만을 따로 기증해 미혼모들이 회사에 면접을 갈 경우 입고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 10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34층 화우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꽃보다 나눔' 바자회 행사에서 화우 소속 변호사들과 직원들이 참석하고 있다.(사진제공=화우)
지난 10월에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34층 화우연수원 강당에서 '꽃보다 나눔' 바자회와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화우 구성원들이 기증한 약 300여점의 물품들이 바자회에 나왔으며 수익금은 전액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되었다.
한편 화우 공익위원회는 내년쯤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준비 중이다. 또 지난 6월에는 공익위원회와 공익활동의 증진을 위해 공익전담변호사를 공개채용했다.
◇"로펌도 '공익활동' 주요 경영목표로 삼아야"
윤 대표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을 살펴보면 공익활동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고, 기업과 사회를 동반성장 시키는 'CSR3.0'을 실행하고 있다. 로펌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기존의 공익활동이 개인적으로 하는 성금기부나 재능기부를 통한 활동이었다면, 앞으로는 로펌의 경영측면에서도 공익활동을 주요 경영목표로 삼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로펌의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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