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설움이 이러했을까.
테이퍼링과 엔저 불안감으로 호재를 호재로 받아 들이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가던 증시가 FOMC가 하루 하루 다가오면서 호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움직임이 잦아지고 있다.
17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5.32포인트(0.78%) 오른 1976.47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미국 주요지수는 경제지표 호조에 0.6~0.8% 상승했다. 미국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1% 늘어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유로존 경기전망도 3개월 만에 호전되는 등 경제지표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공격적인 출구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며 안정된 투자심리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12월 FOMC를 기점으로 코스피가 재차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FOMC 회의를 앞두고 여전히 일희일비 장세이나 그동안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심리와 저가매력 등을 바탕으로 시장이 반등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폐장일이 10거래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FOMC를 변곡점으로 코스피는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악화된 투자심리와 거래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FOMC의 뚜렷한 결과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기까지는 환율(엔저와 원고)과 외국인의 수급판단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각 증권사들은 경기민감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위험은 구조적이라기 보다는 일시적 위험의 성질"이라면서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 성격도 유동성에 기댄 단기 자금 유입이 아닌 경기 싸이클 개선을 보는 중장기적인 자금 유입"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가 컸고 일시적으로 낙폭이 컸으며 이익 규모 증가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업종군인 조선, 기계, 반도체 및 장비를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매수여력이 높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시총 상위 종목군을 바스켓 형태로 비중확대하면서 인덱스 추종 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향후 지수 반등을 대비해 경기민감 대형주의 비중을 늘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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