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기면 퇴거?..국토부, 목동 행복주택 '무리수'
현실성 부족한 제안..서 장관 의미없는 방문
2013-12-05 12:46:52 2013-12-06 15:08:56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국토교통부가 목동 행복주택 추진을 위해 아이가 생기면 퇴거조치 하고, 차가 있으면 입주를 제안 하겠다는 등의 무리수를 두고 있다.
 
반대가 거센 서울 양천구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갖은 회유책을 쓰고 있지만 오히려 심기만 불편하게 만들었다. 
 
5일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영·유아 교육시설 부족과 교통 대란 등 주민 우려에 대해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아이가 생기며 퇴거조치하고 차량 보유 가구는 입주를 제한하겠다"고 회유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아이가 생기면 쫓아내고 차없는 사람만 들여보낸다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 국토부의 전략이란 게 이런거냐"며 "건립에 따른 주민 대책이 있냐고 물으면 대안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 주민들은 행복주택 건립 반대를 1차로 요구하고 있으며, 불가능할 경우 위치와 시기를 조정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목동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하이페리온 앞은 상습 교통 정체 구간이다. 특히 인근에 목운 초등학교는 일대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아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초등생을 둔 가족과 차량 보유자가 이전해 올 경우 기존 주민들의 불만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 양천구 갑 길정우 의원은 "행복주택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임대주택 단지를 짓기 보다 목동이 재건축할 때 소셜믹스 방식으로 지으면 된다"며 "시기를 조금 늦추자는 것이지 짓지 말자고 하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4일 목동 현대백화점 앞 행복주택 건립 반대 시위 현장(사진=한승수)
 
어제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목동 행복지구 깜짝 방문은 오히려 양천구 주민들의 화를 돋궜다. 대안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서 장관의 방문은 말그대로 들렸다 가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신정호 비대위 위원장은 "양천구민의 의사는 묻지 않고 온다는 전화만 하고 대한민국 언론을 죄다 끌고 왔다"면서 "여론 악화에 대화를 시도했다는 명분을 쌓거나, 면담이 불발될 경우 국토부는 노력했지만 주민이 피한다는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장관이 (비대위 사무실에) 와서 아무 대안도 없이 그냥 무조건 잘 해준다고 하더라"며 "생각도, 계획도 없고 최대한 노력한다고 말하는데 구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힐난했다.
 
서승환 장관은 어제 오후 1시30분 경 목동 행복주택 비대위를 방문했지만, 비대위는 오후 5시30분 경 목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강행했다.
 
현장에서는 수백여명의 양천구민들이 집결했으며,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김기준 민주당 의원 등 관계 시·구 의원들이 참석했다.
 
당초 국토부는 5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목동, 공릉, 잠실, 송파, 고잔 등 5개 시범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추가적인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잠점 보류했다.
 
한편, 목동 비대위와 양천구민 200여명은 오늘 9시30분 경 서울에서 집결, 세종시 정부청사로 이동해 12시경 목동지구 행복주택 건립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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