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최근 일본과 영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양적완화 유지 결정을 내리며 세계 경기부양 추세에 합류했다.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결과는 예상과 부합했지만, 연준이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버블 우려를 외면한 채 정책 지속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주택시장의 버블 가능성을 제기하고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 미국의 주요 대도시 주택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12.8%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20개 도시 중 13개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고, 월간 기준으로도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폭을 늘려왔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해 지난 한 주 간 사흘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윌리엄 와트 마켓워치 에디터는 "이번 FOMC 결정은 연준이 자산 버블 가능성에 대해 두려움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S&P500 지수 변동 추이(자료출처=야후파이낸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연준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스티븐 바로우 스탠다드뱅크 스트레지스트 역시 "연준의 테이퍼링 연기는 자산 버블 가능성을 키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만,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제공하는 유동성이 실물 경제보다는 증시나 주택같은 자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책 담당자들은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기대 소비효과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고, 경기부양을 위해 지출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에 통화정책을 통해 자산가격을 높이고, 이에 따른 소비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는 설명이다.
바로우 스트레지스트는 "날로 상승해가는 금융자산 가격을 따라잡기 위해 이자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 없이 연준은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산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는다 해도 미국 경제에 좋은 것은 세계 전체에도 좋은 것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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