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증세없는 복지'를 재확인한 정부와 여당에게 세수입 확보를 위한 경제성장이 절실하지만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까지 줄줄이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경제상황이 달라지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조정될 수 있지만 시점이 좋지 않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0.1%포인트 인하한 3.9%로 성장전망을 발표한지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정부 전망치에 의문을 갖게 하는 수치가 늘고 있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3.9%를 기준으로 작성한 내년도 예산안 자체를 뒤집어야 할 상황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주요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오후 늦게 발표할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을 종전 3.9%에서 3.7%로 낮출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까지 끌어내렸고, HSBC, UBS,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등 주요 글로벌 IB들도 3분기 중에 3.5%에서 적게는 3.2%까지 우리의 성장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국내 기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7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4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했고, 한국은행 역시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 성장전망을 정부 전망치보다 더 하향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각종 어두운 전망의 근거는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것 만큼의 성장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예산정책처는 "내년에 수출여건이 개선되고, 투자와 소비도 완만하게 증가하겠지만 출구전략의 본격화, 재정위기의 장기화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약한데다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성장률 개선 추세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펴낸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산업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고 있어 아직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지는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경기의 현재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월 99.2포인트에서 8월에는 99.1포인트로 오히려 떨어졌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하고 그 흐름을 내년에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바램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와 관련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개별 연구소들이 추정하는 것과 정부 추정은 그 목적하는 바도 다르고, 수집하는 정보의 양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다. (정부 전망치) 3.9%는 비교적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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