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게임빌(063080)이
컴투스(078340)를 7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게임빌은 컴투스의 최대주주 이영일 부사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21.37%)와 경영권을 취득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양사는 오랜 기간 모바일게임을 전문으로 만들고 유통했던 회사로서 최근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기업가치 재조명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게임사를 대표하는 이 둘이 내린 결정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배경과 향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인수 배경은?
이번 일의 핵심은 컴투스의 오너라 할 수 있는 이영일 부사장과 박지영 대표 부부가 소유지분을 게임빌에 넘긴 것이다. 게임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경영진은 여러 차례 인수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컴투스를 글로벌 게임사로 만들고자 거절했다”는 전언이다.
따라서 게임빌에게 지분을 넘긴 것은 경영진이 기존 자세에서 벗어나 차익실현(Exit)에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유주식 전량을 넘겼다는 점과 외형상 게임빌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반면 게임빌로서는 여러 가지로 아귀가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여름 유상증자를 통해 620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한 상태로서 재정적 여유가 충분했으며, 컴투스의 게임 개발력은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라는 평가다.
◇ 경영환경 악화..비판적 평가 제기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썩 호의적이지 못한 의견도 나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양사 모두 시장 주도권을
CJ E&M(130960) 넷마블 등 경쟁사들에 뺏기면서 분위기가 좋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둘이 합쳐봤자 별 거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컴투스의 경우 오너가 차익실현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불안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의 지분매각은 주가가 고점이라는 증권가 속설을 곱씹을 대목”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회사 모든 것을 속속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사업에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이번 인수를 게임산업의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업체 간의 인수합병은 경쟁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시장 성숙기 신호”라며 “고도성장했던 게임산업이 점점 매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성장할 것”
하지만 게임빌과 컴투스측은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게임빌은 배급력에, 컴투스는 개발력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둘이 조화를 이룬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복안이다.
또 무리한 조직통합이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로의 독립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점진적인 협업을 모색한다는 것.
양사는 “앞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한국을 대표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모바일게임사로 거듭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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