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벤츠와 르노삼성자동차 일부 차종에서 일산화탄소가 실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량이 환경부 기준치를 초과해 안정성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의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후속대책 마련 등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4일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배기가스 실내유입 기준마련 기초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 중인 18종의 차량에서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량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13종과 수입차 5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미쯔비시 EClipse 2.4 쿠페의 경우 주행시 차량 내 일산화탄소 유입량이 가장 높은 70.7ppm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 그랜져 HG 3.0GSL(36.7ppm), 벤츠 E350 coupe(25.4ppm), 기아차 K5 2.0 GSL(21ppm), K7 3.0 LPG(17.9ppm), 르노삼성 SM3 1.6 GSL(15.9ppm) 순으로 조사됐다.
현행법(‘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은 실내공간의 일산화탄소 기준을 10pp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이들 차량은 고속주행시 자동차 후방 와류현상에 의해 트렁크를 통해 차량 실내로 기준치 이상의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배기가스가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화탄소 유입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는 구토와 두통을 비롯한 집중력 저하와 함께 각성 장애 및 활동력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 특히 소아의 경우 구토, 복통 등의 소화기계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이 이들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했음에도 현대차와 기아차만이 무상수리를 했을 뿐, 미쯔비시와 벤츠, 르노삼성 등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사 중 배기가스 실내유입에 관한 자체 시험절차를 보유하고 있는 곳도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일산화탄소보다 위험성이 높은 유해물질인 벤젠(1급 발암물질)을 비롯해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이렌, 메탄 등 30종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심재철 의원은 “차량 내부로 배기가스가 유입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기오염물질 농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개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관계자는 “설계부터 제작 단계까지 실내 배기가스 유입에 대한 WHO 기준에 부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일부 업체 차종에서 실내 배기가스 유입에 대한 문제가 커지면서 갑자기 규정이 대폭 강화됐고, 국토부에서 무상수리를 권고한 바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강화된 국내 기준에 부합하도록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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