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가는 최근 미국 재정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단기적 잡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어제까지 22거래일째 지속 중인 외국인 순매수세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외국인 순매수, 속도는 둔화됐지만 매수세 지속 전망
외국인 투자자들이 22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까지 이어간다면 지난 2000년 이후 최초인 23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금액도 기간 누적 8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연속 순매수 기록으로는 이미 최대 금액을 달성했다.
이머징 마켓펀드의 자금 흐름과 코스피 외국인 누적 순매수를 그려보면 올해 들어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연관성이 깨졌다. 외국인이 한국과 신흥시장을 상대적으로 구분해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 매수는 추가적으로 유입 가능하지만 현재는 속도가 둔화 중인 국면이다. 신흥국 대비 코스피 지수의 상대 밸류에이션이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자체 밸류에이션이 추가 상승한다면 추가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다.
정확한 금액을 추정할 수는 없지만 2000년 이후 평균 시가총액 보유 비중까지 매수한다면 6조3000억원, 밸류에이션과 지수 상승 레벨을 고려하면 4조5000억원 정도의 추가 매수가 계산된다.
◇대신증권-미국 재정정책 불확실성 부각..경기 회복세는 유효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재정정책 불확실성에 의해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 이달 예산안 합의와 오는 11월 대선, 지난해 재정절벽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재정 긴축이 진행됐음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경기 회복 경험은 투자 심리 위축을 방어해 줄 것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의 두 축인 주택시장과 고용 회복이 두드러진다. 주택 시장은 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고, 고용시장은 지속정인 정부 부문의 감원에도 민간 부문의 고용 증대가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 중단 사태나 부채한도 협상 최종 합의는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합의 연기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결국 미국 재정 이슈는 미국 경제의 성장성을 꺾는 중대한 위협이라기보다 단기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상저하고 경기흐름에 힘을 준 정부정책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 분야와 산업단지 규제 개선에 중점을 둔 3차 투자 활성화 대책과 함께 경제활력과 일자리에 중점을 둔 내년 예산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상저하고 경기흐름과 안정적 성장에 대한 신뢰감 상승은 물론 국내 펀더멘털의 안정성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한층 높여주는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리스크 완화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세 차례에 걸친 투자 활성화 대책이 가계와 기업의 센티먼트 개선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종과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도 정부 정책과 맞물린 종목군에 대한 관심을 높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5월, 7월에 1~2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후 20거래일 기준으로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을 본 결과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탄력적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이후에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시장별 시총 수익률 갭이 과거 경험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수급 모멘텀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과 부채한도 상샹 문제를 둘러싼 불투명성으로 당분간 지수의 탄력적 상승이 제한되는 여건인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나대투증권-미국 부채협상에 대한 우리의 소고
출구 전략 우려가 희석되면서 한숨 돌리는 듯 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오는 10월17일이면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이란 미국 재무장관의 경고와 함께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여야간 정치적 줄다리기로 재정 이슈에 다시 긴장하고 있다.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이 헬스케어에 대해서는 정치적 사활을 걸고 있고, 남아있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 예산안의 순조로운 통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라도 정치권이 임시 예산 편성에 합의하고 한, 두달 시간을 벌며 부채 한도를 상향한다면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개는 오히려 단순해질 수 있다. 지난 2011년 8월 신용강등을 야기한 부채 한도 협상에 대한 트라우마와 경제적, 정치적 부담을 감안하면 정치권이 무리수를 둘 시점은 아니다. 올해 들어 축소 중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오바마의 재정정책을 공격할 충분한 명분도 없어 보인다. 결국 최선은 아니더라도 임시 예산 편성과 양당의 부분적 양보를 통해 다음달에는 부채 한도를 증액할 전망이다.
◇삼성증권-미국 부채한도 협상 전망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그 진행 과정에서의 잡음은 시장에 다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 재정 관련 불확실성 확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난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가격 조정을 경험한 후 미국발 재정이슈는 글로벌 증시에 리스크 요인으로 제기돼왔다.
그러나 올해 초 시퀘스터 발동과 소득세제 개편, 지난 5월17일 부채한도 증액 등 굵직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도 오히려 글로벌 증시는 상승했다. 학습효과로 시장 반응이 무뎌진 것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충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11년 안전자산 선호도가 극대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대량 유입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금 이동이 이뤄지면서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