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5일 허태열(사진) 청와대 비서실장을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으로 교체하는 등 청와대 비서진 인사를 전격 단행한 것은 새정부 출범 6개월을 앞두고 난맥상에 빠진 국정운영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인사파행 잡음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등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정치적 악재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신임 비서실장에 박 대통령 곁에서 정치적 조언을 하는 원로그룹인 '7인회' 멤버인 김 전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은 그러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김 실장은 인선 발표 직후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서 경험한 국정 경험과 의전 경험을 되살려 지금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대통령님의 국정구상과 국정철학이 차질 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운영에 실패한 전 청와대 비서진이 뒤로 물러서고 그 자리를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김기춘 전 법무장관,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하는 7인회가 이끌면서 정국을 주도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허태열 비서실장 교체는 난맥상에 빠진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 실장이 계속된 인사파동과 국정원 사태로 인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동안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7인회의 사실상 좌장격으로 정권 탄생과 초반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온 김 신임 실장을 전면에 내세워 강력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실장은 지역감정을 악용해 여당 선거운동을 도우려 했던 이른바 '초원복국집 사건'의 주인공인데다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한나라당 법사위원장으로 헌재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탄핵 주역이라 야권의 거센 반감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기용이 오히려 순탄한 정국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곽상도 민정수석 교체 역시 정권 초반의 인사검증 실패에 이어 정권에 불리하게 나온 국정원 대선개입 검찰수사 결과 등이 경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은 최근 박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으면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다.
최 수석은 연이은 유독물 누출사고와 어린이집 비리 문제 등으로 인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이례적인 공개 질타를 받아 일찌감치 경질이 점쳐지기도 했다.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은 새정부가 국정화두로 제시한 '창조경제'를 구체화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창조경제의 정의가 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다 이렇다할 상황 돌파력도 보여주지 않아 주무 수석비서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었다.
한편 정치권 인사들이 맡았던 정무수석을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EU·벨기에 대사가 맡은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신임 정무수석 인선 배경에 대해 "뛰어난 협상력과 정무적인 판단력을 갖춘 분으로 평가돼 왔고, 대사 재직시 탁월한 외교 역량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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