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넥슨이 최근들어 국내에서 외산 온라인게임을 다수 선보이는데 대해, 1위 게임업체로서 자체 개발이나 국내 우수 콘텐츠 육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국내에 지난해부터 출시하거나 선보인 온라인 게임은 모두 6개로, 이중 5개인 스포츠게임 '피파온라인3'와 ‘프로야구 2K’, 1인칭 슈팅게임(FPS) ‘워페이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2’, 전진점령게임(AOS) ‘도타2’가 외산게임이다.
◇넥슨이 올해 선보이는 외산게임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 도타2, 프로야구 2K, 워페이스(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 넥슨)
◇넥슨의 외산게임 집중은 ‘전략적 판단’
게임업계는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해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이면서 사업리스크를 최대한 줄인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해 대형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글룹스(gloops)를 365억엔(당시 환율기준 약 523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에서도 최근 유명 FPS 시리즈인 콜오브듀티 시리즈 크리에이티브 전략 담당 로버트 보울링이 지난해 설립한 ‘로보토키’와 징가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브리이언 레이놀즈가 설립한 ‘시크릿뉴코’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해외시장 현지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불황을 맞으면서 최근 넥슨은 신작발굴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투자보다는, 완성도가 검증된 외산게임 퍼블리싱에 무게추를 옮겨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넥슨이 서비스하는 EA사의 피파온라인3는 전작인 피파온라인2가 누렸던 인기를 이어받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밸브사의 도타2는 LOL의 인기를 위협할 수 있는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 육성 역할 ‘아쉽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넥슨이 영리기업으로서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1위 온라인 게임업체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넥슨은 마비노기2를 엔씨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고 띵소프트와 '프로젝트NT'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있지만, 온라인 게임업계가 불황에 처한 상황에서 1위 업체가 좀더 적극적으로 국내 콘텐츠 발굴에 더 힘써달라는 주문이다.
업계에서는 또 해외 IP(지적재산권)를 들여오는 방식은 결국 게임 콘텐츠를 다시 수출할 수 없는 ‘내수용’이라는 한계도 지적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산업은 올해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 중 58%(약3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콘텐츠 수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데, 넥슨이 최근 주력으로 서비스하는 외산게임들은 콘텐츠 수출로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윤형섭 가천대학교 IT대학 연구교수는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넥슨이 국내 1위 게임업체로서 업계에서 해줘야 할 역할도 있다”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의적인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만한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게임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이용자들에게 국내•해외 게임에 관계없이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외산게임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많은 신작이 준비중으로 자체개발•해외 IP 활용•퍼블리싱 등 어느 한 곳에만 치우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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