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조선 빅3 '선방'..삼성重 목표 70% 달성해 1위
드릴십·LNG선 등 고부가 선박 위주 수주 계획 적중
2013-07-02 17:12:13 2013-07-02 17:56:5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올 상반기 국내 조선 빅3 업체들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그동안 발주를 연기했던 유럽과 중동 지역 선사들이 최근 들어 발주를 재개하면서 물량이 증가한 데다, 빅3 업체들이 일반 상선에서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점이 주효했다.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010140)은 상반기에만 90억달러 물량을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130억달러)의 70%를 달성했다. 그동안 강세를 보여 온 드릴십과 LNG선 등 고부가 선박 영업에 주력한 계획이 적중했다.
 
특히 드릴십은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독주하다시피 했다.
 
지난달에는 한주(10~14) 사이에 48억달러의 물량을 연달아 수주하기도 했다. 3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비롯해 1조4600억원 규모의 잭업리그(Jack-up Rig) 2기, 드릴십 등 선종도 다양했다.
 
고가 선종 수주가 이어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각각 61%, 52%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배럴급 FPSO(해상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사진제공=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009540)(삼호중공업 포함)은 상반기동안 총 122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액(238억달러)의 51.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에 집중했다면 현대중공업은 상선쪽에 주력했다. 한번에 컨테이너 1만개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발주 물량을 거의 휩쓸었다.
 
지난 1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한 이후 지난달에는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추가로 수주했다.
 
최근에는 중동 선사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과 1만4000TEU급 5척 등 10척에 대한 의향서(LOI)를 체결, 추가 수주도 유력시 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도로건설장비와 풍력터빈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조선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를 만회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5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액(130억달러)의 41.5%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비해 컨테이너선 등 상선과 해양플랜트 비중이 가장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 1조7281억원 규모의 고정식 플랫폼 1기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드릴십과 군수지원함, LNG선 등 다양한 선종을 수주했다.
 
선박 외에 풍력발전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지난 4월에는 국내 풍력발전기 전문 제조업체인 유니슨과 전남 영광군 하사리 풍력발전단지에 들어갈 풍력발전기 10기를 수주했다.
 
한편 하반기에도 대형 프로젝트들이 여러 건 예정돼 있어 조선 빅3의 수주 행진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NG선 16척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국영선사인 MISC가 최대 8척의 LNG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FSRU) 프로젝트들도 10여건 이상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발주량 증가에도 아직 본격적인 조선업 회복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발주량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유럽과 중동 지역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재개하면서 숨통이 트이고는 있지만 그 동안 발주량이 줄어 수주잔량이 많이 떨어진 조선소들이 수주를 위해 저가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별로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내년부터는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NG선은 국내 조선소들의 경쟁력이 강한 선종으로 국내 조선업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