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피해대리점協, 협상 파기.."강력 투쟁할 것"
보상금액 왜곡, 단체교섭 내용 비공개 원칙 파기 맹비난
2013-06-19 16:18:22 2013-06-19 18:53: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몇 차례의 단체교섭과 실무협상에도 남양유업(003920) 본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의 협상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피해대리점협의회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파기와 강력 투쟁을 천명했다.
 
이창섭 협의회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는 어용단체를 만들어 회사의 피해를 줄이고 대리점협의회와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이에 오늘 오전까지 진심 어린 홍원식 회장의 사죄와 함께 전향적으로 교섭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협상의 완전한 파기를 선언할 것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비열한 남양유업은 대리점협의회를 '7000억원의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으로 음해하고 거짓 조작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다"며 "또 하나의 범죄행위를 추가해 국민을 기만하고 언론을 속이며 대리점 피해자들을 두 번, 세 번, 네 번 죽이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협의회는 그동안 불공정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피해보상에도 포괄적 금액만 제시해 합의를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7일 현직 점주들로 구성된 전국대리점협의회와 협상을 타결한 것에 관해서도 어용단체를 이끌어 언론과 국민을 속이는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양측이 단체교섭에서 다룬 내용을 비공개 원칙으로 하고 상대방의 동의가 있을 때에만 공개할 수 있다는 합의를 깨고 본사가 제6차 회의록을 공개한 것을 질타했다.
 
앞서 남양유업 본사는 "피해대리점협의회가 5년간 대리점 매출액의 20%를 무조건 보상할 것을 주장한다"는 협상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는 총 6800억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액수며 보상 진행 시 회사의 경영이 불가능해지는 과도한 액수"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협동사무처장은 "피해대리점협의회는 가입한 회원에 한해 보상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이는 200~300억원 수준"이라며 "본사는 전체 1500여개의 대리점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개해놓고 협의회가 과도한 금액을 원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섭 회장은 "국민 앞에서의 모습과 달리 뒤에서는 밀어내기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지연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며 "또 단체교섭 내용의 비공개 원칙이란 신뢰를 스스로 깨뜨려 교섭을 파기할 명분을 우리 측에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정승훈 총무, 최근훈 대의원 등 3명의 협의회 관계자는 삭발 감행으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협의회는 본사가 단체교섭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남양유업 전·현직 관계자들의 검찰 고발과 국회 청문회의 개최 요구, 무기한 단식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회사는 밀어내기와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피해대리점협의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며 "왜 협상 장소가 아닌 기자회견에서 요구 내용을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본사와 협상을 타결한 전국대리점협의회의에서도 일부 대리점주들이 합의내용에 불만을 품고 탈퇴하는 등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북부 지역의 한 대리점주는 "지점장이 대리점을 돌며 합의서에 도장을 받고 다녔다"며 "하지만 실질적인 보상 내용이 없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게 돼 있는 독소조항이 있어 피해대리점협의회에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사가 언론에 보상액 규모를 부풀려 공개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 후 전국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현장에 있던 남양유업 본사 관계자에게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이창섭 피해대리점협의회 대표가 협상 파기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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