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하반기 완료를 앞두면서 이에 따른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 전망을 '상저하고'로 보고,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업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G화학은 하반기에 중국 석유화학업체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작으로 중국 화남 지역에 건설중인 ABS 공장이 올해 말 완공된다. 본격 가동은 내년 초로 잡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ABS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4년간 총 3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20만㎡ 부지에 총 30만톤 규모 공장 건립에 매진해 왔다.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는 내열성·내충격성·광택 및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기능성 플라스틱(합성수지)로, TV와 모바일 등 전자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완구류 등에 사용된다.
특히 중국 화난 지역은 ABS주요 수요처인 가전업체 등이 대규모로 자리잡고 있어 중국 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지에 대형 ABS업체가 없는 탓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사진=염현석기자)
금호석유화학도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산 50톤 규모의 탄소나노튜브(CNT) 생산공장을 아산 산업단지에 건설 중에 있다. 늦어도 9월 준공식을 갖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오는 2014년까지 연산 300톤 규모의 CNT 공장을 증설해 합성수지와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 사업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CNT는 탄소로 이뤄진 탄소 동소체 일종으로 인장강도가 철의 100배, 전기전도성이 구리의 1000배에 이르러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SK종합화학 역시 '차이나플러스 2013'을 통해 알린 고부가가치 폴리에틸렌 브랜드 '넥슬렌'을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한다. SK종합화학은 총 3700억원을 투입해 울산 콤플렉스(CLX)에 연간 23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넥슬렌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올 연말 완공 예정이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보다 충격에 강하고 투명성과 위생성, 가공성 등이 강화된 제품으로, 현재까지 미국의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등 일부 메이저 화학회사들이 독점생산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초만 하더라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해 소비재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전망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타격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생산 예정인 제품들은 대부분 시장규모가 협소한 고부가 제품 라인으로, 실적 개선에는 그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지만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는 각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이라며 "투가 프로젝트가 이번 하반기에 마무리되면 수출 품목 다변화, 신제품에 대한 시장선점 등 실적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근간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으로, 단기 실적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재정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업황을 이겨낼 때 비로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