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페이퍼컴퍼니 발견..전두환 호화생활 비밀 밝혀지나
'전두환법' 국회 통과 호재..비자금 수사도 활기띨 듯
2013-06-03 15:24:03 2013-06-03 15:27:1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해외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3일 '뉴스타파'의 폭로로 정치권은 전재산이 29만원 뿐이라면서도 호화생활을 누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탈세 및 재산도피 의혹이 밝혀질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조세회피처 프로젝트’를 취재하고 있는 뉴스타파는 3일 전재국 시공사 회장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고 폭로했다.
 
(사진=곽보연 기자)
 
뉴스타파는 2차•3차 발표에서 보도자료만 냈지만, 전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이라는 중요성을 감안해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전 회장의 해외 재산도피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우선 ‘전두환법’이 6월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만료되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몰수•추징 시효를 앞두고, 추징시한을 2020년 10월까지 늘리고 은닉재산 조사와 추징금 납부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일명 ‘전두환법’들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전두환법’들은 일자리, 경제민주화 등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새누리당의 논리에 밀려, 국회 통과 여부는 불확실했다.
 
고위 공직자의 불법재산은 친척에게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유기홍 의원실은 “뉴스타파 발표로 전두환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6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들이 공개될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총 2205억원의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자신의 재산은 29만원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아직 추징금 1672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629억원 중 231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전 회장이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은 2004년 7월이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전 회장의 동생인 전재영씨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73억원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후 5개월 뒤, 또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가 추징금 130억원을 대납하기 두달 전이다.
 
전 전 대통령 가족이 비자금 수사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전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PTN 싱가포르 본사와 버진아일랜드 지사 사이에 “고객인 전재국씨의 은행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모두 잠겨있어, 전 씨가 몹시 화가 나 있다”라는 메일이 오고 갔으며, 이를 통해 당시 전 회장은 어떤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유령회사로 급하게 이체하려 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기홍 의원실은 “2004년 전재용씨 수사에서 검찰의 의욕 없는 수사로 비자금을 밝히는데 실패했지만, 국세청이 뉴스타파 보도 이후 조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야권에서는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를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압박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1672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남인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해왔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며 "올 10월로 추징 시효가 소멸하는 만큼, 검찰은 전재국씨가 언제 페이퍼컴퍼니를 개설했고 운영자금은 어디에서 흘러나갔는지 철저히 밝혀 추락한 정의를 되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시효 만료 기간인 10월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미납추징금 환수특별팀까지 꾸린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을 징수해야 사회 정의가 바로선다는 점을 명심하고 분발하라"며 검찰에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가 탈세를 위해서인지 철저히 수사하고, 탈세가 사실일 경우 처벌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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