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휴대폰, 생활가전, 부품사업 등 3대 주요 사업부문장(DS, CE, IM)이 모두 대표이사를 맡는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대표이사의 권한과 사업에 대한 책임을 일치시켜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 권오현 부회장의 1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3대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인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말 정기개편을 통해 DS부문(권오현 부회장), CE부문(윤부근 사장), IM부문(신종균 사장)의 3대 부문체제를 출범시킨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승인한데 이어 복수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3 Top’ 체제를 완성했다.
이번에 대표이사로 선출된 3명은 각자의 영역에서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며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우선 권오현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세계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시스템LSI 사업 일류화를 일궈낸 삼성 반도체의 산 증인이다. 3명의 대표이사 중 선임으로서 의견 조율 등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윤부근 사장은 삼성 TV를 7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특히 생활가전사업을 맡은 이후 지난해 냉장고 세계 1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윤 사장은 2015년까지 생활가전 전분야 1위를 목표로 CE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로 삼성전자 휴대폰과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 놓은 실적을 인정받았다. 또 단일 부문 최초로 매출 100조원 돌파, 삼성전자 이익의 70%를 책임지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사업규모가 급증하고 완제품과 부품사업을 포괄하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다보니 사실상 한 명의 대표이사가 전 사업분야를 책임지기 힘든 구조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대 부문체제 개편을 통해 사업분야별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은 “복수 대표이사 체제 도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사업에 대한 책임까지 일치시킴으로서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인 대표이사에게 집중된 의사결정체제를 다원화시킴으로서 리스크 분산 효과와 경영스피드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각 사업부문의 매출규모가 이미 국내 10대 그룹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경영과정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의사결정 리스크를 적절히 분산시키면서 '업의 개념'에 맞게 탄력적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한편 복수 대표이사 체제 출범에 따라 완제품-부품사업간 독립경영 체제 또한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완제품-부품부문간 독립경영 체제 강화의 연장선에서 대표이사의 최종 결재권한까지 분리함으로서 완제품-부품간 방화벽도 뚜렷해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공동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기 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공동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복수의 대표이사가 각각 단독으로 대표이사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방식이다.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부문별 경영활동은 대표이사별 완결체제로 운영하되, 법률 및 행정상 대표업무는 선임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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