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최근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가 증시와 경제를 위협하는 신호로 해석되기 시작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美달러·주가 동반 '강세'..이례적인 일
11일(현지시간) 미 경제 방송 등 외신들은 최근 달러와 주식시장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은 오래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82.619로 전 거래일의 82.900에 비해 하락했다. 하지만 2월 이후 달러 인덱스는 4.5% 상승했다.
특히,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달러 강세는 2월 고용 지표가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주목할 점은 달러 강세와 함께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 2월 들어 S&P500지수는 2.5% 올랐고 다우지수 역시 3%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달러와 지수가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J.J 키나한 T.D 아메리트레이드의 파생부문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달러와 증시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美경제 여전히 '취약'..달러 강세 도움 안돼
달러 강세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이도 많지 않다. 그 동안 달러 약세가 미국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면서 경제 회복을 이끌어 온 만큼 달러 가치가 오르면 경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통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매월 85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다.
마이클 요시카미 웰스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를 통한 달러 약세는 지속돼야 한다"며 "그것이 연준이 경기회복을 위해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미국 기업들에게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그런 일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는 증시에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리처드 로스 그레이손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미 증시가 5% 조정을 보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현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키나한 스트래티지스트도 "개인투자자들에게 채권 비중은 줄여가는 방향을 권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좋아 보이지만 투자 시기는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